몽환적 상상으로 시작된 집 (월간한옥 23호)

관리자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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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강산재
몽환적 상상으로 시작된 집

-박경철




집은 집채 뒤로 잔잔한 산자락 같은 기와 등에 업은 서까래 들머리와 용마루 · 추녀마루 지붕이 너울 파도 치듯 이리저리 처마 머리를 들고 있는 형상이다. 집터는 서북 방향 등 뒤로 길게 늘어선 큰 산줄기 장단의 쉬는 길에 자리해 계곡 줄기가 품의 안 고이어진 왼쪽으로 돌 산봉우리를 기점 삼아 천과 닿아있다. 해발고 지가 높고 햇 볕자락이 좋아 따듯한 땅에 산줄기와 석산종 우리 그리고 계곡으로 안배된 집터는 장기판 배치하듯 가지런히 준비해놓은 지형이다. 마당에 서면 눈높이의 막바지 오르막에 집의 모습이 보인다. 호박돌로 만든 기단이 보이 고자 연 목 그대로 살려놓은 두툼한 기둥과 멋들어지게 추어올린 처마 곡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짙은 먹색 지붕 한 틈에 하얗게 보이는 합각과 그 안에 새겨진 기와형상이 웃는 듯한 인상이라 금방 눈에 익는다. 합각의 문양에 담긴 뜻을 묻자 집주인은 강과 산을 형상화한 와 짜기 각 이 고자 손들의 이름이기도 하라고 답했다. 단순한 선 모양의 강과 산인데 내게는 웃는 감음의 형상처럼 느껴진다.

건물의 안배는 산 줄기와 평행해‘ㅡ’자로 배치한 맞배지붕 건물에 각각 길이가 다른‘ᄃ’ 자모 양으로 내뻗은 팔작지붕으로 구성돼있다. 제일 높게 자리한‘ㅡ’자건 물은 대들 보와 정보로 구성된 5량 건물이다. 내뻗은 팔작지붕건물은 두건 물의 나온 길이가 각각 기다리다. 한쪽은 누마루를 실용적으로 만들어 창호를 기밀하게 했고 다른 한쪽은 아궁이와 온돌방을 만들어 안채와 별개로 사용하기 좋도록 실용성을 높였다. 건물 입구는 양쪽 팔작지붕의 누마루와 온돌방으로 둘린 작은 마당공간을 초기 입구 삼아 판 장문으로 만들었다. 온돌방과 안채 사이에는 대청마루가 있어서 이어진 건물이면서도 별채기능의 효과를 높였다. 대청마루에서 안채로 들어오는 작은 문을 내부로 이어지도록 만들어 대문과 별도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온돌방은 외부 마루를 넓게 하고 난 간도 만들어놓아 마루에서 차를 즐길 수있도록했다. 이것은 돌볼 우리 석산을 마주 한집의 모퉁이를 극명하게 살려보고자 한 집주인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는데 집의 운치가 진하게 느껴지는 일품장소가 됐다. 또 온돌방은 정면에서 보이지 않는 담 안쪽에 아궁이와 굴뚝을 만들어놓았다. 보일러시스템으로 구성된 안채와 달리 전통적 구들 방식으로 자연 친화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홑처마지붕에 막 새기를 놓지 않고 길게 뽑은 서까래는 무겁게 물결치는 지붕을 한껏 가볍게 중화하는듯하다. 집은 자연목을 최대한 살려 구성했는데 측면에서 보이는 맞배지붕의대량(대들보) 과종량(종보)을가공하지않고 사용해 집의 색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기둥과 대들보가 자연목인 덕분에 편안해 보이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한식으로 만들어진 창호의 현대화에 있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집은 겨울의 추위에 단단한 기밀성을 준비하며 지어진 집으로 집 외부의 모든 창호를 한식에 접목한 시스템창호를 사용했다. 이처럼 자연목과 더불어 반듯한 창호의 기밀성이 어울려 집을 구성하는 덕분에 자연스럽고 단단한 집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방바닥 그을린 온돌방의 연등 천장(서까래가 드러난 천장)은 굵게 휜 자연 못 대들 보위에서 가래를 얹어 팔작지붕을 만들었다. 방안에는 눈꼽째기창(눈곱만큼 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이 있어서 방바닥에 앉으면 한 길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길목이 훤하게 보인다. 난간 마루로 이어진 세 살 창호 문을 열면 담 넘어 사람과 대화할 수도 있다. 특이한 그것은 벽장 한쪽을 창문으로 만들고 다른 한쪽은 벽장으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벽장 한쪽에서 바라보는 돌산이 매우 아름다워한 쪽을 아예 비우고 액자처럼 사용하기 위함이다. 주인욕심만 큼이나 돌산 전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담하게 담겨있어서 방안을 하얗게 도배하고 비운이 유를 알게 한다. 무엇보다 이방은 아궁이 불을 때므로, 그을린 방바닥에 누우면 세상사근심이 온데간데없어지는 듯한 마음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