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란 무엇일까] 공예의 장인정신을 담은 명품 브랜드, 스페인의 로에베(Loewe)

관리자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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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베 브랜드 대표인 실라 로에베(Sheila Loewe), 브랜드 크리에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과 

월간한옥 편집장 조혜영(로에베 공예상 심사위원)의 대담


패션 브랜드에서 공예상을 새롭게 출시한다는 점이 흥미롭지만 로에베의 브랜드 역사와 철학을 알게 되면 만나야 할 이들이 만나게 되듯이 자연스러운 조우라 느껴진다. 2020년 로에베 공예상에 최종 선정된 30명 중 5명의 한국 공예 작가들을 소개하면서 로에베 대표 실라 로에베(Sheila Loewe) 그리고 브랜드 크리에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과 대담을 가졌다.


로에베 브랜드는 문화예술을 위해 1980년대 로에베 재단을 설립하고, 미술과 디자인을 후원해왔다. 지금까지 시, 춤, 사진, 미술 등을 지원했고, 이러한 공로로 2002년 스페인 정부로부터 현대미술계의 최고상을 받았다. 그리고 조나단 앤더슨이 로에베에 합류하며 2016년 공예상이 탄생했다. 



Cho / 로에베는 가죽 제조로 유명한 역사적인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브랜드가 만들어진 1846년 이래로 장인 정신이 브랜드의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런 점이 로에베 공예상을 시작하는데, 영감을 준 것인가요? 공예에 대한 로에베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JA / 전통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의 문화적 뿌리를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전통을 살리는 것은 전통의 가치를 오늘의 현대 사회에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고, 이 부분이 전통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이념이 로에베가 추구하는 공예의 방향입니다.



Cho / 크리에티브 디렉터는 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죠. 로에베 공예상을 만들게 된 데에 조나단 앤더슨의 영향이 컸을 것 같습니다.


JA / 로에베에서 일을 시작한지 몇 주가 채 지나지 않았을 때 공예 관련된 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공예가 미래에 차세대에게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한 제시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에요. 또 국제적인 공예 상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로에베 공예상은 제게 꽤 개인적인 프로젝트라 할 수 있습니다.



Cho / 공예에 이토록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JA / 공예를 수집하고 있고 공예 관련 전시나 갤러리도 자주 가곤 합니다. 이런 것들이 제게 영감을 주죠. 또 창작을 하는 측면에서 환원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공예 창작가들을 도와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낍니다. 그 사명감은 공예를 재정의함으로써, 공예가 현대미술 보다 하위 개념으로 보여지는 것을 막는 것이에요. 무엇보다도 오늘 날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잘 반영하는 것은 공예라고 생각해요. 상상도 못할 정도로 흥미로운 일들이 공예 분야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죠.


Cho / 로에베 공예상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런 관심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나요?


JA / 로에베 재단의 공예상은 손으로 엔지니어링 된 사물을 조명하는 창의적인 플랫폼 입니다. 손으로 만든다는 개념에서 도자, 직접 짠 바구니, 가구 디자인, 아트 장신구 뿐만 아니라, 조용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업하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소외 받지 않고 외면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ho / 공예를 조명할 때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JA / 나름의 공식을 갖고 제작되면서 만든 이의 언어가 담겨 있는 사물에 대해, 현실 세계에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대화로 만들어 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Cho / 로에베 공예상이나 공예가 실제로 로에베 브랜드에도 도움이 되고 있나요?


JA / 여러 측면에서 보면, 로에베 공예상은 브랜드의 시작인 1846년 로에베 제품을 생산하던 제작소에 대한 공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품으로서의 우수성과 예술적인 장점, 그리고 혁신을 추구하는 현대적 장인정신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이 공예상은 오늘날 현대 문화 속에서 공예의 중요성을 조명하고 창작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혁신적 능력과 비전을 보는 시각과 의지를 통해 미래에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할 것입니다.


Cho / 한국 공예 작가들이 2017년부터 매년 30명 파이널리스트 안에 선정되었습니다. 한국의 공예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SL / 한국인들의 미는 전통기법에 대한 존경심으로 느껴지며 선조들에 대한 오랜 역사적 유산이자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동시에 현대 사회에 대한 고민과 고뇌에 반응할 줄 알고 그것을 본인들의 창작세계에 담고 있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Cho / 최근 공예 교육은 확대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로에베 공예상은 공예인들에게 고무적인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로에베 공에상이 공예 교육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SL / 로에베 재단은 공예상을 통해서 공예에 대한 비전을 강조하고, 공예인들이 자리매김할 수 있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물론 공예를 현대미술과 나란히 자리할 수 있게 하는 데에도 목표가 있습니다. 공예 교육은 전시를 통해 이루고자 합니다. 전시를 통해 공예를 모르는 관람객이 공예를 알게 되고, 그들에게 새로운 관심사로서 이 세계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죠. 공예 세계의 신비로움을 알 수 있도록요. 우리가 하는 일은 여러 퍼즐의 한 조각 일 뿐이지만 공예를 유지하고, 전 세계적으로 공예 분야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더욱 많습니다. 공예 교육과 새로운 세대의 수혈이 그 중에 큰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