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한옥 레터 #14] 월간한옥 발행인 인터뷰 / 특별판을 준비하며

관리자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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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한옥


달라진 아침 공기는 겨울이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월간한옥 레터 #14에서는 월간한옥 특별판 발행을 앞두고

' 월간한옥 박경철 발행인 인터뷰'를 준비하였습니다. 




ⓒ월간한옥


ㆍ월간한옥 특별판을 맞이하는 마음은 어떠신가요? 

먼저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토대로 특별판을 제작 하다보니, 이전 기사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직접 취재를 했던 기억이 많이 났습니다. 월간한옥은 정기간행물로 내고 있지만, 단행본과 같은 한 권의 도서를 지향하며 책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특별판을 통해 그 방향성을 좀 더 담아낼 수 있을것 같습니다. 4년간의 월간한옥의 주제를 정리하여 여러분께 전달드리고자 하는 목적도 있지만, 매거진을 발행하면서 타협했던 아쉬움들을 오랜 준비를 통해 완성도 있는 한 권의 도서로서 날려보고자 했습니다. 


또 이번 특별판은 펀딩을 통해서 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500분의 독자분들이 책을 미리 보지 않고 먼저 구입을 해주신 것인데,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인지' 이 질문에 대해 월간한옥의 필진과 편집부가 독자분들의 고민을 대신 하도록 역할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생각하는 한국의 정체성은 다른 것이기에 그 생각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오랜 기간 고민해온 결과물을 함께 나누며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월간한옥


ㆍ특별판을 제작하면서 제일 중점 두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작의 디자인, 제본의 디자인, 편집의 디자인 등 디자인이 주는 중요성에 가장 중점을 두고 제작했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미국, 유럽, 일본 등 외국을 가게 되면 서점에 꼭 들리고 여러 책을 구매해서 돌아오곤 합니다. 정말 다양하고 오랜 내공이 엿보이는 책들을 통해서 그 나라가 얼마나 책을 읽는 문화인지, 책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특히 유럽은 책의 소비시장이 크고 탄탄하고, 책의 퀄리티도 매우 높습니다. 한 권의 책을 완성도 있게 만들기 위해 감리만을 전문으로 하는 장인이 있을 정도로 정성스럽게 책을 제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가격이 높습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아직 책 시장이 안정되지 않았으며, 원하는 책을 만들기에 어려운 환경도 존재합니다. 


한국의 이야기를 담는 월간한옥의 발행인으로서 '월간한옥 특별판'을 통해 외국의 책들과 견줄 수 있을 만한 완성도 있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당연히 하루 아침에 원하는 단계까지 가기는 어렵고, 어쩌면 아직 한국의 책 시장의 특징과는 반대로 가는 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블구하고 월간한옥이 지향하는 디자인, 마감새를 구현하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월간한옥


ㆍ개인적으로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한국적이란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입니다. 한옥이란 단어로 누군가는 아파트를 말할 수 있고, 누군가는 빨간 벽돌집을 말할 수 있습니다. 저만 해도 어린 시절 자주 봤던 양옥집이 제게는 '한옥'이라는 느낌을 주니까요. 


월간한옥에서 지칭하는 '한옥'이란 말 역시 기와집에 나무로 만들어진 건물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말하는 '한옥'은 한국인의 집, 즉 정체성을 상징하는 낱말과 같습니다. 모두가 공감하는 '한국적'이란 것이 다르듯이 한국에서 각 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체성'의 요소와 기억은 다양하며, 이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월간한옥을 제작하며 상점한옥에서 다뤄진 공간들이 제게 가장 한국적인 상징성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궁궐의 모습, 문화재 건물도 다루지만 오랜 기와집에서 카페도 하고 꽃집도 하며 시대에 맞춰 변해가는 모습들이 제게는 지금시대에 가장 '한국적'인 표현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월간한옥


가까운 계획으로는 온라인으로 월간한옥 볼 수 있도록 전자책을 제작할 계획입니다. 국내외 독자 여러분이 더욱 편하게 월간한옥을 만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준비해왔는데,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때인 것 같습니다. 


아울러 월간한옥 영문판 제작을 계획 중입니다. 올겨울에 준비하여 내년 상반기에 발행될 예정입니다. 얼마전 한옥 건축 프로젝트를 위해서 뉴욕과 베를린에 다녀왔는데, 현지 서점에서 한국 책을 찾아보기가 정말 어렵더군요. 아시아 책 코너의 중국, 일본에 비해 한국에 대한 도서가 현저히 적었습니다. 몇 권 없는 책조차 정말 낮은 퀄리티였고, 한국 문화와 예술을 다루는 책임에도 중국, 홍콩출판사가 제작한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나기도 하고. 생각이 참 많아졌는데, 그러면서 '이 일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습니다. 한국의 정체성을 정확히 알릴 수 있는 월간한옥 전자책, 영문판을 제작이 그 첫 걸음이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수익적인 측면보다는 정말 필요한 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마음으로 진정한 한국을 알리고자 합니다.




발행인 박경철 CEO and Publisher worker@hanexpo.co.kr

월간한옥의 발행인이자 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다. 동시에 한옥 목수이자 문화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