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멋] 상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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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송이 참 매끄럽게 빠진 모습과 

향 좋은 사당건물


초여름 더위가 파란 하늘과 잘 어울어져

집주인과 친인척이 하루 쉬며 한 잔 기울이고

조상네 공간에 초위하여 북적이는 소리까지

한낮이 치른 상량식.


북적북적 이는 일가 틈바구니 끼기 어색해

한 켠 자리하고 앉은 상량집 목수

먼 차향처럼 관조하는 표정에

목수라는 짓이 이렇구나 하는 맘 아픔이 스미네


일가 한 사람이 눈치 채고 음식도 막걸리도 내다주니

또 웃으며 읇조리는 모습은 서럽기까지 하여라


목수라 목수라,

그 오래고 고된 일이

그렇듯 이렇듯 고만고만한 행색이라


상량이라 치른 날

맑은 하늘에 서러운 마음만 크게 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