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한옥
청록화 초록 이날 에워싸고 말한다.
박경철
초록이 날 에워싸고 흙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둘러싸인 콘크리트 숲을 떠나,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따위 이제는 놓아 살라 말한다. <청록집> 박목월이 읊은 ‘산이 날 에워싸고’는 나를 바라보며 넋두리 읊조리듯 아스팔트와 아파트 숲속의 지금을 애닳게 조소한다. 일제의 시대상을 빗대어 목가의 녹림으로 애환하던 당시의 글귀가 지금은 아파트 숲과 아스팔트 그물을 벗어나라는 듯 공명한다.

기차가 멈춰버린 공덕 철길의 공원은 새로운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1년을 불과하게 보낸 시간은 장마가 지난 후 훌쩍 커버린 풀들의 공간처럼, 이제 이곳은 아스팔트 거미줄 길과 아파트 숲으로 울창하게 엉켜 져 버렸다.

무어의 숲을 지키는 어둠의 지배자 말레피센트가 인간의 근접을 허락하지 않기 위해 넝쿨의 엉킴으로 숲을 지키듯 둘러싼 어둠의 공간처럼, 아스팔트와 아파트 그리고 빌딩의 혼재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게 부여잡고 있는 것 같다한길의 아스팔트가 골목의 구옥으로 통한 길에 매끄럽지 않은 모퉁이 집 앞으로 이어진다.

마포 나루터가 번성했을 때 지어졌을 듯 한 서까래 펼쳐진 오래된 한옥 그리고 그 골목길 안쪽으로 너르듯 편히 놓인 풀들이 부른다. 추녀의 양두머리 반쪽은 빗물과 세월에 박락돼 반쪽 넘게 썩어 있고, 썩어버린 부분만 가린 양철판의 모습은 추녀를 나무와 양판으로 나눠 만든 아수라 백작의 형상이다.
상점한옥
청록화 초록 이날 에워싸고 말한다.
박경철
초록이 날 에워싸고 흙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둘러싸인 콘크리트 숲을 떠나,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따위 이제는 놓아 살라 말한다. <청록집> 박목월이 읊은 ‘산이 날 에워싸고’는 나를 바라보며 넋두리 읊조리듯 아스팔트와 아파트 숲속의 지금을 애닳게 조소한다. 일제의 시대상을 빗대어 목가의 녹림으로 애환하던 당시의 글귀가 지금은 아파트 숲과 아스팔트 그물을 벗어나라는 듯 공명한다.
기차가 멈춰버린 공덕 철길의 공원은 새로운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1년을 불과하게 보낸 시간은 장마가 지난 후 훌쩍 커버린 풀들의 공간처럼, 이제 이곳은 아스팔트 거미줄 길과 아파트 숲으로 울창하게 엉켜 져 버렸다.
무어의 숲을 지키는 어둠의 지배자 말레피센트가 인간의 근접을 허락하지 않기 위해 넝쿨의 엉킴으로 숲을 지키듯 둘러싼 어둠의 공간처럼, 아스팔트와 아파트 그리고 빌딩의 혼재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게 부여잡고 있는 것 같다한길의 아스팔트가 골목의 구옥으로 통한 길에 매끄럽지 않은 모퉁이 집 앞으로 이어진다.
마포 나루터가 번성했을 때 지어졌을 듯 한 서까래 펼쳐진 오래된 한옥 그리고 그 골목길 안쪽으로 너르듯 편히 놓인 풀들이 부른다. 추녀의 양두머리 반쪽은 빗물과 세월에 박락돼 반쪽 넘게 썩어 있고, 썩어버린 부분만 가린 양철판의 모습은 추녀를 나무와 양판으로 나눠 만든 아수라 백작의 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