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축 자산 / 뉴욕원각사
뉴욕의 자연과 어우러진 '한국식 전통사찰'
박경철

인구가 밀집한 도심 속 사찰은 과거 번영했던 흔적의 일부만 복원해 유지하고 사용하는 것이 현대의 일반적 가람배치의 모습이다. 불교문화가 융성했던 고려시대를 거슬러 유교를 숭배하던 조선을 지난 현재 도심 속 사찰 형태는 지금의 시대와 융합해 이르고 있다. 사찰 입구 일주문을 시작으로 금강문과 사천왕문을 차례로 지나 대웅전까지 이르는 전통적 수평의 가람배치(사찰의 건물배치)는 이제 도심에서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도심에서 사찰은 1층에 일주문을 배치하고 중층들에 각각의 요각을 사용하며 최종 상층에 대웅전을 만드는 형태의 수직적 도심사찰을 만들고 있다. 밀집된 도심에서 공간의 한계는 전통의 수평선에서 수직적 형태로 진화하며 그 시대성을 반영하고 있다.

사찰 입구에서 산 능선을 멀리 향해 보이는 지붕선은 한국의 전통적 건물양식의 모습으로 그 선의 흐름이 산자락과 어울려 마치 능선의 한 자락을 이어받은 듯 내려오고 또다시 오르고 있다. 지붕선과 어울려 가지런히 산 능선과 펼쳐진 입구에서 좌측 멀리 보이는 나무집은 요사채인 듯싶은 미국식 목조주택이 있다. 더불어 전면에 펼쳐진 넓은 공간의 공감각은 여느 산사의 모습과는 다르고 또 도심의 사찰과도 달리 평온이 자연스럽게 널브러진 모습이다. 사람의 정성이 지극히 담겨 자연과 조화를 이룬 모습은 쉽게 지나는 시각으로는 평온함만으로 비치기에 십상이지만 그 역시 세세한 계획과 정성의 조화에서 이뤄낸 모습임을 느낄 수 있다.

가지런히 경사진 300여 미터의 길을 오르고 돌아보니 작은 경사 있었음을 깨닫고, 초입의 건물에 이르러 오른쪽에 보이는 커다란 불상 그리고 갑자기 파도가 격돌하며 부딪히듯 검정 기와의 지붕선 모습들이 파란 하늘에 선명하게 나타낸다.
하늘과 격조하듯 펼쳐지던 지붕이 보이는 건물 앞에 서서 사찰의 입구를 바라보니 잠실의 석촌호수 만한 호수 2곳이 널따랗게 산자락과 어울려 있다. 한길 너머에 보이는 큰 산의 웅장함은 물이 고인 호수와 수묵화처럼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미국 원각사는 뉴욕 맨하튼에서 한 시간 남짓 인근의 우드버리에 있다.

전통적 수평구조의 가람배치로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공간적 스케일의 한국식 전통사찰이다. 30만 평에 이르는 광대한 대지 위에 만들고 있는 사찰은 현재 대웅전을 완공하고 무량수전과 선방을 마무리하고 있다. 호수 넘어 보이는 산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산봉우리 가장 높은 곳을 안산(건물을 배치할 때 기준점으로 정하는 산봉우리)으로 정하고 있는 대웅전은 좌우의 석탑을 거느리듯 단아래 호수를 하단 양쪽으로 위치해 놓고 있다.
또 대웅전과 함께 안산봉우리를 향하는 대형 좌불의 시선은 이곳 지형과 사찰의 안배를 자연스럽게 아우르는 모습이다.

수십 년 아니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자연의 조형과 오래된 미국식 목조건물 있던 이곳은 신도들의 손길과 기도에서 환생하듯 주변과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또 지형 최상단에 안배한 대웅전의 뒷산은 그 크기가 숲의 어두운 색감으로 가늠할 수 있는 것처럼 울창한 자연림이다. 숲의 기운이 살아 용트림 치는 것을 부처의 대웅전에 막혀 그 기운을 눌림 받고 있는 형상이다.

원각사 대웅전은 2019년 완공해 웅장한 자연 속 사찰 가람배치의 중심점을 이루고 우주와 속세의 소통공간을 이루듯 상서롭게 존재하고 있다. 100평에 가까운 석조 기단 위에 90평에 이르는 건평의 목조 조형은 기둥에서 2m 가까이 펼쳐진 서까래 위에 검정 기와를 얻고 흑조가 내려앉듯 나무와 기와로 거대한 한옥을 만들었다. 5칸으로 구성된 정면의 모습은 1.5배 큰 정칸을 중심으로 양쪽에 2칸씩 구성돼 있으며 4칸의 구조로 이뤄진 측면은 중앙공간을 최대한 넓히기 위해 내부 2칸이 넓게 배치됐다.

기단은 어칸 아래 답도를 중심으로 좌우로 나눠진 계단을 구성했고 양측에는 동입서출의 계단을 만들어 전형적인 전통식 기단을 구성했다. 또 기단 정면의 면석에는 다양한 연화 문양을 화려하게 장식했고 기단의 상면은 연화 문양 검정 전돌로 마무리했으며 어칸의 양쪽 기둥 위에 용두를 조각해 설치함으로 건물의 위엄을 높였다. 지붕은 2m 가까이 내민 서까래와 부연의 겹처마에 막새기와로 마무리했으며 지붕 용마루에는 고대양식의 치미로 건물의 마지막 정점을 이뤘다.
해외 건축 자산 / 뉴욕원각사
뉴욕의 자연과 어우러진 '한국식 전통사찰'
박경철
인구가 밀집한 도심 속 사찰은 과거 번영했던 흔적의 일부만 복원해 유지하고 사용하는 것이 현대의 일반적 가람배치의 모습이다. 불교문화가 융성했던 고려시대를 거슬러 유교를 숭배하던 조선을 지난 현재 도심 속 사찰 형태는 지금의 시대와 융합해 이르고 있다. 사찰 입구 일주문을 시작으로 금강문과 사천왕문을 차례로 지나 대웅전까지 이르는 전통적 수평의 가람배치(사찰의 건물배치)는 이제 도심에서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도심에서 사찰은 1층에 일주문을 배치하고 중층들에 각각의 요각을 사용하며 최종 상층에 대웅전을 만드는 형태의 수직적 도심사찰을 만들고 있다. 밀집된 도심에서 공간의 한계는 전통의 수평선에서 수직적 형태로 진화하며 그 시대성을 반영하고 있다.
사찰 입구에서 산 능선을 멀리 향해 보이는 지붕선은 한국의 전통적 건물양식의 모습으로 그 선의 흐름이 산자락과 어울려 마치 능선의 한 자락을 이어받은 듯 내려오고 또다시 오르고 있다. 지붕선과 어울려 가지런히 산 능선과 펼쳐진 입구에서 좌측 멀리 보이는 나무집은 요사채인 듯싶은 미국식 목조주택이 있다. 더불어 전면에 펼쳐진 넓은 공간의 공감각은 여느 산사의 모습과는 다르고 또 도심의 사찰과도 달리 평온이 자연스럽게 널브러진 모습이다. 사람의 정성이 지극히 담겨 자연과 조화를 이룬 모습은 쉽게 지나는 시각으로는 평온함만으로 비치기에 십상이지만 그 역시 세세한 계획과 정성의 조화에서 이뤄낸 모습임을 느낄 수 있다.
가지런히 경사진 300여 미터의 길을 오르고 돌아보니 작은 경사 있었음을 깨닫고, 초입의 건물에 이르러 오른쪽에 보이는 커다란 불상 그리고 갑자기 파도가 격돌하며 부딪히듯 검정 기와의 지붕선 모습들이 파란 하늘에 선명하게 나타낸다.
하늘과 격조하듯 펼쳐지던 지붕이 보이는 건물 앞에 서서 사찰의 입구를 바라보니 잠실의 석촌호수 만한 호수 2곳이 널따랗게 산자락과 어울려 있다. 한길 너머에 보이는 큰 산의 웅장함은 물이 고인 호수와 수묵화처럼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미국 원각사는 뉴욕 맨하튼에서 한 시간 남짓 인근의 우드버리에 있다.
전통적 수평구조의 가람배치로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공간적 스케일의 한국식 전통사찰이다. 30만 평에 이르는 광대한 대지 위에 만들고 있는 사찰은 현재 대웅전을 완공하고 무량수전과 선방을 마무리하고 있다. 호수 넘어 보이는 산 뒤로 병풍처럼 펼쳐진 산봉우리 가장 높은 곳을 안산(건물을 배치할 때 기준점으로 정하는 산봉우리)으로 정하고 있는 대웅전은 좌우의 석탑을 거느리듯 단아래 호수를 하단 양쪽으로 위치해 놓고 있다.
또 대웅전과 함께 안산봉우리를 향하는 대형 좌불의 시선은 이곳 지형과 사찰의 안배를 자연스럽게 아우르는 모습이다.
수십 년 아니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자연의 조형과 오래된 미국식 목조건물 있던 이곳은 신도들의 손길과 기도에서 환생하듯 주변과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또 지형 최상단에 안배한 대웅전의 뒷산은 그 크기가 숲의 어두운 색감으로 가늠할 수 있는 것처럼 울창한 자연림이다. 숲의 기운이 살아 용트림 치는 것을 부처의 대웅전에 막혀 그 기운을 눌림 받고 있는 형상이다.
원각사 대웅전은 2019년 완공해 웅장한 자연 속 사찰 가람배치의 중심점을 이루고 우주와 속세의 소통공간을 이루듯 상서롭게 존재하고 있다. 100평에 가까운 석조 기단 위에 90평에 이르는 건평의 목조 조형은 기둥에서 2m 가까이 펼쳐진 서까래 위에 검정 기와를 얻고 흑조가 내려앉듯 나무와 기와로 거대한 한옥을 만들었다. 5칸으로 구성된 정면의 모습은 1.5배 큰 정칸을 중심으로 양쪽에 2칸씩 구성돼 있으며 4칸의 구조로 이뤄진 측면은 중앙공간을 최대한 넓히기 위해 내부 2칸이 넓게 배치됐다.
기단은 어칸 아래 답도를 중심으로 좌우로 나눠진 계단을 구성했고 양측에는 동입서출의 계단을 만들어 전형적인 전통식 기단을 구성했다. 또 기단 정면의 면석에는 다양한 연화 문양을 화려하게 장식했고 기단의 상면은 연화 문양 검정 전돌로 마무리했으며 어칸의 양쪽 기둥 위에 용두를 조각해 설치함으로 건물의 위엄을 높였다. 지붕은 2m 가까이 내민 서까래와 부연의 겹처마에 막새기와로 마무리했으며 지붕 용마루에는 고대양식의 치미로 건물의 마지막 정점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