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한옥 뉴스레터 58호
- 🍶 유리지 작가의 마음, 공예상으로 이어지다
- 👪 인간 유리지, 가족애와 따뜻함으로 이어진 마음
- 🌿 작가 유리지, 금속에 자연과 인간에 대해 이야기를 담다.
- 📝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 접수 요강 및 세부 정보
- 📢 10년 만에 다시 꺼내는 논의 <공예란 무엇인가?> 펀딩이 진행 중입니다.
서울공예박물관, 사진 월간한옥
현대공예의 1세대 대표 작가이자 교육자인 고(故) 유리지 작가의 이름을 딴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이 제정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는 서울시가 제정하여 운영 중인 표창 중에서 기부로 생겨난 최초 사례입니다.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은 생전에도 작가이자 교육자로서 한국 공예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왔던 유리지 작가의 뜻이 유족들에 의해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동생인 유자야 씨는 유리지공예관장·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남동생인 유진, 유건씨 또한 각각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장과 이사로 한국 문화예술계와 연을 맺어왔죠. 지난해인 22년 7월 공예상 운영 기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서울시에 전했고, 올해 7월 유리지공예관과 업무 협약을 통해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운영을 맡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공예 시장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변화,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번 나아가는 계기로 한국 공예사에 의미 있는 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인간 유리지, 가족애와 따듯함으로 이어진 마음 |
우면동 작업실에서 유리지, 2010, 사진 유리지 공예관 제공
유리지 작가는 1945년 경북에서 태어나 2013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공예에 매진한 우리나라 현대공예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81년도부터는 서울대에서 교육자로서도 오래 활동했죠. 평생 작품 제작에 몰두하고 차세대 공예인의 활동을 지원해 온 공예의 생애를 보냈습니다. 유리지 작가는 국내 현대 금속공예의 성립과 발전 과정에 크게 기여했다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리지 작가는 1970년 미국 유학 후 금속의 물성을 연구하며 다양한 작업을 지속하며 한편으로는 쓰임에 충실한 공예품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작업은 금속을 재료로 하지만 자연과 순리에 대한 메세지를 줄곧 담아왔습니다. 그는 화곡동과 대치동 등에 작업실을 두고 활동해 왔지만 2003년, 그의 동생이자 시상건축의 유건 대표가 설계한 우면동을 마지막 작업실이자 가장 행복했던 공간으로 이야기합니다. 그의 생애에서는 가족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의 손이 닿은 금속에서 묻어나는 따뜻함처럼, 그가 가족의 모습을 그리는 데에서도 그런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아버지는 나에게 여성보다는 예술가로서 살도록 격려해 주셨고, 어머니 역시 아낌없는 사랑으로 공예가의 길을 걷도록 응원해 주셨습니다. 저의 전람회에는 늘 동생들이 함께 있었고, 때로는 같이 일하기도 했습니다. 공예가인 나는 가족들을 위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사유하는 공예가 유리지, 서울공예박물관 발췌-
유리지, 지팡이, 1977년, 은 화류목 델린, 소장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사진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1977년 작품인 <지팡이>는 수술로 인해 다리가 불편해진 그의 아버지, 유영국을 위해 만든 것입니다. 당시 유리지 작가가 작품에 즐겨 사용하던 곡선과 양감이 조화를 이루죠. 이 작품은 아버지가 수술 이후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낙관적이고 건강한 이미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그가 마음을 담아 만든 지팡이의 주인은, 한국 근대미술의 '전위(前衛, Avantgarde)'에서 추상미술의 영역을 개척했다고 여겨지는 화가 유영국이며, 유리지 작가는 4남매 중 맏딸로 동생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습니다. 유영국 작가의 생애도 좋은 작품과 활동 이력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의외로 양조장 경영 이력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55년 이후 미술 활동을 재개하기 이전까지 그는 양조장 경영자로 살아왔습니다.
유영국 작가의 예술적 재능을 알기에 누군가는 작품활동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일찍이 되었다면 좋았겠다거나 시대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23년 유리지 공예상으로 이어진 마음과 의지는 그런 시간들이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개인으로서 가족이라는 세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아닐까요.
🌿 작가 유리지, 금속에 자연과 인간에 대해 이야기를 담다. |
유리지, 밀물, 1990, 사진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창작은 사유의 과정이 동반됩니다. 생각과 손이 만들어 낸 작품에서 작가가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작가 유리지는 자연과 인간, 삶이란 주제 속에서 성찰하고, 생각하며 사유의 산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차가운 금속의 재질과 타원형의 조형성은 그녀의 어떤 사유를 말하고 있을까요.
유리지, 골호-삼족오, 2002, 사진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유리지는 자연과 인간에 대해 사유했습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으로서 호수와 하늘, 불어오는 바람 등 자연의 심상을 작품에 담고자 했죠. 작품의 간결한 선과 타원의 형상으로 보는 사람에게 서정적인 풍경으로 닿길 바랐다고 전해집니다.
유리지는 2000년대 초 아버지의 죽음을 준비하며 장례의식의 작품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삶과 죽음, 자연의 순리에 대한 사유를 기반으로 죽음의 자세를 나타냈습니다. <골호-삼족오>는 유리지의 대표 작품 중 하나인 유골함으로 주조 기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신비한 새의 모습과 알을 형상한 몸체는 내세의 안녕이자 새로운 시작을 말하고 있습니다. 굴러온 돌처럼 거친 외형의 알 위에서 새는 날아갈 준비를 하듯 날개를 펼치고 있죠. 알 속에서 받았던 흠집들은 떠날 새에게 아무런 영향이 되지 않는다. 세상을 등지고 날아가는 망자의 마음도 그러함을 표현했습니다.
유리지, 십장생과 여행-수수, 2007, 사진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작가에게 ‘물’이라는 소재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순리, 생명의 근원, 순환을 표현하기 위한 매개였습니다. ‘자연과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삶을 생태적 질서의 순환’으로 받아들이고자 했던 생각은 <십장생과의여행-수수, 2007>로 표현되었죠. 물을 받치는 타원의 형태와 돌 위에 흐르는 물결은 순환과 생명력을 나타내며, 물의 형상은 주조기법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자연물에 대한 조형적 탐구를 이어오던 유리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서울대학교 연구실에서 유리지, 1980년대, 사진 유리지 공예관 제공
유리지는 한국 현대공예의 수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갑작스럽게 2013년 2월 작고하였습니다. 한평생 자연과 인간, 삶을 사유했던 그녀에게 내세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현세에 남겨진 사람들은 그녀가 원했던 공예의 발전을 위한 시작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 접수 요강 및 세부 정보 📝
|
기증자 유자야, 유리지공예관장,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 / 사진 서울 공예박물관 제공
제1회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은 우리나라 현대공예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교육자인 고(故) 유리지 작가의 뜻을 기려 우수한 공예가의 작품을 격년으로 공모·선정하여 우리나라 공예계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제정되었습니다. 작품성이 뛰어나고 소재와 기술의 혁신을 가져온 대한민국 국적의 만 25세 이상 공예작가 및 팀에게 참가자격이 주어지며, 2023년 9월 20일 (수) 부터 2024년 1월15일 (월) 까지 공고하고, 2023년 12월11일 (월)부터 2024년 1월15일 (월) 17시 까지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심사는 총 2차에 걸쳐 진행되며, 공예 작품의 예술성, 창작성, 역사성 등을 기준으로 공예 관련 내·외부 전문가의 심사를 통해 평가됩니다. 1차는 홈페이지 접수로만 이뤄지며, 최근 3년 이내 제작한 작품으로 국내외 미공개작 1건 1점이나, 연작인 경우 1건 5점 이내로 응모가 가능하며,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서 외 8종의 서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응모 작품 중, 결전 진출작으로 선정된 20건을 대상으로 2차 실물심사를 거쳐 최종 우승작 1건을 선정하며, 결선 진출작 발표는 짝수연도 2월 18일(故 유리지 작가의 작고일)에 발표 예정입니다. 최종 우승작 발표 및 시상식은 같은 해 8월17일(故 유리지 작가의 생일) 전후로 진행됩니다.
서울공예박물관 / 사진 월간한옥
최종 우승작을 포함한 20건의 결선 진출작은 서울공예박물관의 기념전시를 통해 한달 간 시민에게 공개됩니다. 최종 우승작에는 기념 전시 외에도 서울특별시장의 상장과 故 유리지 작가의 대표 작품을 모티브로 제작한 상패를 수여하고, 서울공예박물관의 우선적 작품 구입 대상으로 검토됩니다. 또한,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의 다음 회 심사위원 자격을 부여하고, 서울공예박물관 전시와 연계한 특별강연에 초청되며, 주요 언론·미술·공예 전문 매체에 기획보도 기회를 제공합니다.
📢 10년 만에 다시 꺼내는 논의 <공예란 무엇인가?> 펀딩이 진행 중입니다.
|
월간한옥이 10년 전 절판된 공예인의 필독서 <공예란 무엇인가>를 복간합니다.
월간한옥은 매호마다 「공예란 무엇인가」라는 챕터에서 '한국적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써의 공예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수많은 공예가와 디자이너를 만나며 공예가 한 나라 또는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대표할 수 있는 중요한 예술의 형태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공유하는 공예에 대한 담론을 통해 문화를 보존하고 시대를 융합할 수 있는 공예 분야의 성장을 바라며 복간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알림신청 하고 선착순 얼리버드 혜택을 받아 보세요!
- 🎁 펀딩 정보 미리보기
- [펀딩 공개일] 2023년 11월 09일 9시 00분
- [100개 한정] 얼리버드 혜택가 제공!
- [스페셜 굿즈] 텀블벅 펀딩 기념 북스트랩 굿즈 특별 구성
- [NEW] 더욱 새로워진 표지와 내용으로 소장가치 UP
펀딩 페이지 바로가기
발행인 Publisher
박경철 Kyoungcheol Park
뉴스레터 편집장 Editor in Chief
이경근 Gyunggeun Lee
기자 Editor
윤승연 Seungyeon Yoon
송윤하 Yoonha Song
신정민 Jungmin Shin
월간한옥 뉴스레터 58호
서울공예박물관, 사진 월간한옥
현대공예의 1세대 대표 작가이자 교육자인 고(故) 유리지 작가의 이름을 딴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이 제정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이는 서울시가 제정하여 운영 중인 표창 중에서 기부로 생겨난 최초 사례입니다.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은 생전에도 작가이자 교육자로서 한국 공예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왔던 유리지 작가의 뜻이 유족들에 의해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동생인 유자야 씨는 유리지공예관장·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남동생인 유진, 유건씨 또한 각각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장과 이사로 한국 문화예술계와 연을 맺어왔죠. 지난해인 22년 7월 공예상 운영 기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서울시에 전했고, 올해 7월 유리지공예관과 업무 협약을 통해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운영을 맡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공예 시장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변화,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번 나아가는 계기로 한국 공예사에 의미 있는 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면동 작업실에서 유리지, 2010, 사진 유리지 공예관 제공
유리지 작가는 1945년 경북에서 태어나 2013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공예에 매진한 우리나라 현대공예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81년도부터는 서울대에서 교육자로서도 오래 활동했죠. 평생 작품 제작에 몰두하고 차세대 공예인의 활동을 지원해 온 공예의 생애를 보냈습니다. 유리지 작가는 국내 현대 금속공예의 성립과 발전 과정에 크게 기여했다 평가받고 있습니다.
유리지 작가는 1970년 미국 유학 후 금속의 물성을 연구하며 다양한 작업을 지속하며 한편으로는 쓰임에 충실한 공예품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작업은 금속을 재료로 하지만 자연과 순리에 대한 메세지를 줄곧 담아왔습니다. 그는 화곡동과 대치동 등에 작업실을 두고 활동해 왔지만 2003년, 그의 동생이자 시상건축의 유건 대표가 설계한 우면동을 마지막 작업실이자 가장 행복했던 공간으로 이야기합니다. 그의 생애에서는 가족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의 손이 닿은 금속에서 묻어나는 따뜻함처럼, 그가 가족의 모습을 그리는 데에서도 그런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아버지는 나에게 여성보다는 예술가로서 살도록 격려해 주셨고, 어머니 역시 아낌없는 사랑으로 공예가의 길을 걷도록 응원해 주셨습니다. 저의 전람회에는 늘 동생들이 함께 있었고, 때로는 같이 일하기도 했습니다. 공예가인 나는 가족들을 위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사유하는 공예가 유리지, 서울공예박물관 발췌-
유리지, 지팡이, 1977년, 은 화류목 델린, 소장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사진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1977년 작품인 <지팡이>는 수술로 인해 다리가 불편해진 그의 아버지, 유영국을 위해 만든 것입니다. 당시 유리지 작가가 작품에 즐겨 사용하던 곡선과 양감이 조화를 이루죠. 이 작품은 아버지가 수술 이후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낙관적이고 건강한 이미지를 담았다고 합니다.
그가 마음을 담아 만든 지팡이의 주인은, 한국 근대미술의 '전위(前衛, Avantgarde)'에서 추상미술의 영역을 개척했다고 여겨지는 화가 유영국이며, 유리지 작가는 4남매 중 맏딸로 동생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습니다. 유영국 작가의 생애도 좋은 작품과 활동 이력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의외로 양조장 경영 이력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55년 이후 미술 활동을 재개하기 이전까지 그는 양조장 경영자로 살아왔습니다.
유영국 작가의 예술적 재능을 알기에 누군가는 작품활동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일찍이 되었다면 좋았겠다거나 시대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23년 유리지 공예상으로 이어진 마음과 의지는 그런 시간들이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개인으로서 가족이라는 세계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아닐까요.
유리지, 밀물, 1990, 사진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창작은 사유의 과정이 동반됩니다. 생각과 손이 만들어 낸 작품에서 작가가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작가 유리지는 자연과 인간, 삶이란 주제 속에서 성찰하고, 생각하며 사유의 산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차가운 금속의 재질과 타원형의 조형성은 그녀의 어떤 사유를 말하고 있을까요.
유리지, 골호-삼족오, 2002, 사진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유리지는 자연과 인간에 대해 사유했습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으로서 호수와 하늘, 불어오는 바람 등 자연의 심상을 작품에 담고자 했죠. 작품의 간결한 선과 타원의 형상으로 보는 사람에게 서정적인 풍경으로 닿길 바랐다고 전해집니다.
유리지는 2000년대 초 아버지의 죽음을 준비하며 장례의식의 작품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삶과 죽음, 자연의 순리에 대한 사유를 기반으로 죽음의 자세를 나타냈습니다. <골호-삼족오>는 유리지의 대표 작품 중 하나인 유골함으로 주조 기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신비한 새의 모습과 알을 형상한 몸체는 내세의 안녕이자 새로운 시작을 말하고 있습니다. 굴러온 돌처럼 거친 외형의 알 위에서 새는 날아갈 준비를 하듯 날개를 펼치고 있죠. 알 속에서 받았던 흠집들은 떠날 새에게 아무런 영향이 되지 않는다. 세상을 등지고 날아가는 망자의 마음도 그러함을 표현했습니다.
유리지, 십장생과 여행-수수, 2007, 사진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작가에게 ‘물’이라는 소재는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의 순리, 생명의 근원, 순환을 표현하기 위한 매개였습니다. ‘자연과 자연의 일부인 인간의 삶을 생태적 질서의 순환’으로 받아들이고자 했던 생각은 <십장생과의여행-수수, 2007>로 표현되었죠. 물을 받치는 타원의 형태와 돌 위에 흐르는 물결은 순환과 생명력을 나타내며, 물의 형상은 주조기법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자연물에 대한 조형적 탐구를 이어오던 유리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작품입니다.
서울대학교 연구실에서 유리지, 1980년대, 사진 유리지 공예관 제공
유리지는 한국 현대공예의 수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갑작스럽게 2013년 2월 작고하였습니다. 한평생 자연과 인간, 삶을 사유했던 그녀에게 내세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현세에 남겨진 사람들은 그녀가 원했던 공예의 발전을 위한 시작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기증자 유자야, 유리지공예관장,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 / 사진 서울 공예박물관 제공
제1회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은 우리나라 현대공예 1세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교육자인 고(故) 유리지 작가의 뜻을 기려 우수한 공예가의 작품을 격년으로 공모·선정하여 우리나라 공예계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제정되었습니다. 작품성이 뛰어나고 소재와 기술의 혁신을 가져온 대한민국 국적의 만 25세 이상 공예작가 및 팀에게 참가자격이 주어지며, 2023년 9월 20일 (수) 부터 2024년 1월15일 (월) 까지 공고하고, 2023년 12월11일 (월)부터 2024년 1월15일 (월) 17시 까지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심사는 총 2차에 걸쳐 진행되며, 공예 작품의 예술성, 창작성, 역사성 등을 기준으로 공예 관련 내·외부 전문가의 심사를 통해 평가됩니다. 1차는 홈페이지 접수로만 이뤄지며, 최근 3년 이내 제작한 작품으로 국내외 미공개작 1건 1점이나, 연작인 경우 1건 5점 이내로 응모가 가능하며,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서 외 8종의 서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응모 작품 중, 결전 진출작으로 선정된 20건을 대상으로 2차 실물심사를 거쳐 최종 우승작 1건을 선정하며, 결선 진출작 발표는 짝수연도 2월 18일(故 유리지 작가의 작고일)에 발표 예정입니다. 최종 우승작 발표 및 시상식은 같은 해 8월17일(故 유리지 작가의 생일) 전후로 진행됩니다.
서울공예박물관 / 사진 월간한옥
최종 우승작을 포함한 20건의 결선 진출작은 서울공예박물관의 기념전시를 통해 한달 간 시민에게 공개됩니다. 최종 우승작에는 기념 전시 외에도 서울특별시장의 상장과 故 유리지 작가의 대표 작품을 모티브로 제작한 상패를 수여하고, 서울공예박물관의 우선적 작품 구입 대상으로 검토됩니다. 또한, <서울시 유리지 공예상>의 다음 회 심사위원 자격을 부여하고, 서울공예박물관 전시와 연계한 특별강연에 초청되며, 주요 언론·미술·공예 전문 매체에 기획보도 기회를 제공합니다.
월간한옥이 10년 전 절판된 공예인의 필독서 <공예란 무엇인가>를 복간합니다.
월간한옥은 매호마다 「공예란 무엇인가」라는 챕터에서 '한국적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써의 공예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수많은 공예가와 디자이너를 만나며 공예가 한 나라 또는 지역의 문화와 전통을 대표할 수 있는 중요한 예술의 형태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공유하는 공예에 대한 담론을 통해 문화를 보존하고 시대를 융합할 수 있는 공예 분야의 성장을 바라며 복간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알림신청 하고 선착순 얼리버드 혜택을 받아 보세요!
펀딩 페이지 바로가기
발행인 Publisher
박경철 Kyoungcheol Park
뉴스레터 편집장 Editor in Chief
이경근 Gyunggeun Lee
기자 Editor
윤승연 Seungyeon Yoon
송윤하 Yoonha Song
신정민 Jungmin 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