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한옥 레터 #57] 월간한옥 37호 <낭주>, 도시의 옛 이름을 쫓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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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한옥 뉴스레터 57호

  • 👀 영암군의 옛 이름 <낭주>
  • ⛰️ 낭주부터 영암까지 지역의 상징이었던 '월출산'
  • 🔥 옹기 제작부터 시유도기까지, 영암의 가마
  • 🎨 한국의 근대사 속에서 피어난 예술, 영암군립 하정웅미술관

👀 영암군의 옛 이름 <낭주>

월간한옥 n.37 <낭주>, 표지 도갑사 5층석탑 


월간한옥 37호 <낭주>가 발행되었습니다. 낭주는 영암군의 옛 이름이며 전라남도 남서부 지역의 도시입니다. 영암은 인접한 도시인 목포, 해남, 나주 등에 비하면 우리에게 친숙한 도시는 아니죠. 면적은 612km²으로 서울시(605km²)와 비슷하지만 인구는 5만이 조금 넘는 도시입니다. 기록으로는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이름을 한자로 쓸 때, 총 47획으로 획 수가 가장 많다는 정도가 있죠.


하지만 영암은 과거에는 백제, 통일신라의 대표적인 무역항으로 주요한 입지이자 번성한 도시였으며, 더 이전으로는 삼한시대부터 그 역사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여느 도시가 그렇듯 영암 또한 한반도 역사의 일부로 그 터전 위에 삶들이 그러했듯 산과 연을 맺고 자연물에 이름과 의미를 지어 붙이고 살아왔습니다. 특별한 문화의 탄생이 있기도 했으며, 일부는 여전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영암에서 발견한 한국적 정체성과 함께 얽힌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월간한옥 37호 <낭주> 자세히 알아보기


월간한옥 <낭주> 취재기 🔎 

🚙 스타리아는 편집부를 싣고  

영암을 누비는 월간한옥 편집부 / 사진 월간한옥 


올해 6월, 가을호 <낭주>의 제작을 위해 월간한옥 편집부는 영암을 찾았습니다. 11인승 승합차 가득 편집부와 필진, 사진작가를 싣고 고속도로를 달려 영암으로 향했습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월출산의 모습을 발견한 것으로 영암군에 도착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영암군은 도시 어디를 가든 배경에 월출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매일 같이 편집부가 마주치는 서울의 을지로처럼 이른 시간부터 인쇄소의 분주한 소리로 가득 차거나,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로 붐비고, 저녁에는 인파가 뒤섞여 붐비는 모습은 없었지만, 그런 여백 덕분에 발견할 수 있는 모습 또한 있었습니다.


월간한옥 편집부가 영암군에서 발견한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영암 취재 현장 / 사진 월간한옥 


⛰️ 낭주부터 영암까지 지역의 상징이었던 '월출산' 

월출산 도갑사 / 사진 심병우(대원사) 


영암을 이야기할 때 월출산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신령한 바위라는 뜻을 지닌 영암은 그 자체로 월출산을 떠오르게 하죠. 옛 이름이었던 낭주 또한 '달이 밝은 고을'이라는 뜻으로, '달이 솟아나는 산'이라는 월출산의 의미와도 이어지죠.


<택리지>에서는 그 모습을 '불꽃'같다 표현하기도 한 월출산은 정말 그 모습이 영암 평야 사이에 솟아난 것처럼 자리잡고 있는데요. 한반도는 산이 많은 지형으로 예부터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존재했습니다. 의식주를 제공받기도 하며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설화와 신앙의 배경이 되기도 했죠.


월출산은 바위로 이뤄진 암산으로 그 모습이 눈에 띄는데요. 선조들은 다양한 형태의 바위와 돌에 이름을 붙여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으며, 산을 깎아 만든 8m 크기의 마애여래좌상과 천년고찰로 불리는 도갑사와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그 자리를 지켜온 오층석탑과 해탈문까지, 월간한옥 38호 <낭주>에서는 다양한 민간신앙의 흔적이 남아있는 월출산의 모습을 담았으며, 대원사의 '빛깔있는 책들시리즈' <월출산>에 게재된 심병우 작가님의 사진을 새로운 느낌으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 옹기 제작부터 시유도기문화까지, 영암의 가마

위)영암 가마터 취재 현장, 아래)국가사적 제338호 구림도기가마터 출토 <입 넓은 편병> / 사진 월간한옥 


토기의 발견은 인류 역사에 큰 전환점이었으며, 도기와 도자는 세계 역사에서도 국가 간 교역을 상징하는 요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조선의 백자나 고려의 청자도 시대를 상징하는 요소로 그 존재감이 크죠. 이는 석기시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빗살무늬토기는 한 번쯤 들어보셨죠.


영암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유도기가 탄생한 발상지로 여겨집니다. 시유도기는 유약을 발라 구워낸 토기로 그릇 표면에 유리질 막을 입혀 기능적으로는 액체가 새는 것을 막고 표면도 매끄럽죠. 이는 이물질이 잘 묻지 않고, 묻더라도 쉽게 닦아낼 수 있어 위생적인 데다 특유의 광택은 미술적 완성도 또한 높여줍니다. 식품의 저장성과 발효 기능도 갖추고 있어 식문화의 발전과도 연관성이 크죠. 당대에는 정말 엄청난 별견이었을 겁니다.


그런 시유도기가 무려 영암에서 생겨났다는 것이죠. 그 흔적이 구림리 요지에서 발견되었고요. 편집부가 영암에 가장 먼저 방문한 이유가 있죠. 이외에도 영암은 여러 가마터가 최근까지도 발굴 조사 중에 있습니다. 가마터에 여전히 진하게 새겨진 검은 그을음 자국이 상상력을 자극하는데요. 이번 호를 통해 그 모습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회사정 / 사진 월간한옥 


월간한옥 편집부는 취재 중간중간 정자에 둘러앉아 휴식을 취했습니다. 정자 지붕 그늘 아래에는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습니다.


영암군을 대표하는 문화유산 중 하나로 대동계가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 협동조직 '계'는 마을 주민의 자치조직으로 결속과 상호부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죠. 영암의 대동계는 세 개의 정자인 회사정, 영보정, 장암정을 중심적인 집회 장소로 이어져 왔으며 지역의 명문가를 중심으로 꽤 큰 규모였다고 합니다. 하여 현재까지도 유지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최근에는 인구감소 문제로 점차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세 개의 정자에서 유럽의 광장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을 모으고 연대하며 문화를 만드는 공간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며 <낭주>를 발행했습니다.


🎨 한국의 근대사 속에서 피어난 예술, 영암군립 하정웅미술관

동강 하정웅과 월간한옥 박경철 발행인 / 사진 월간한옥 


월간한옥은 37호를 맞이하여 특별한 인물을 만났습니다. 동강 하정웅은 재일교포로 유년시절을 아키타 지역에서 보낸 작가이자 컬렉터입니다. 한국과 일본 그 사이에서 근대역사의 아픔을 온 생애로 살아왔습니다. 긴 시간을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채 비슷한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재일교포의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며, 그들과 비슷한 아픔 속에, 그런 시대를 살아갔던 이들에 대한 기도와 염원의 마음을 보내왔습니다.

위)동강 하정웅 / 사진 월간한옥, 아래)이우환 작가의 연하엽서 / 사진 영암군립 하정웅미술관 


영암군은 동강 하정웅 선생 아버님의 고향으로 연을 맺어, 영암군립 하정웅미술관을 설립하고, 하정웅 선생의 기증을 통해 그의 염원과 기도의 마음을 그 공간에 담았습니다. 지금은 세계적인 작가로서 알려진 있는 이우환을 비롯해 곽인식, 손아유, 전화황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동강 하정웅이 온 생애를 거쳐 전하고자 했던 의지가 영암군을 만나 좋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이번호를 통해 근대역사를 지나온 재일교포 작가들의 마음과 울림을 독자분들께도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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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Publisher

박경철 Kyoungcheol Park


뉴스레터 편집장 Editor in Chief

이경근 Gyunggeun Lee


기자 Editor

송윤하 Yoonha Song

신정민 Jungmin 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