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한옥 뉴스레터 56호
- 거주에서 체험으로, 변화하는 '한옥'
- 한옥, 이어지는 것과 사라지는 것
- 서울에는 한옥 호텔이 없다?
- 월간한옥 협업 소식 - 육아와 만나다
- 한옥 소식 - 제8회 서울우수한옥 선정
은평한옥마을 백세청풍 (2018년 서울우수한옥) / 사진 월간한옥
서울시에서 제8회 서울우수한옥 신청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공지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전통 '한옥' 뿐만 아니라, 새로운 디자인 장려·발전을 위해 '한옥건축양식'과 '한옥디자인 건축물' 분야까지 확대 시행한다."고 합니다.
공공기관에서 주체하는 사업인 만큼 한옥에 대해 제안하는 기준점이 의미가 있는데요. 올해에는 보다 유연한 시각으로 한옥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한옥에도 기준이 되는 양식이 있지만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의미와 형태가 확장되며 새로운 모습이 생겨나죠. 그렇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그 기준점에 대해 논의하고 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옥도 언제부턴가 살림집이 아닌 특별한 공간으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문화재, 고택을 시작으로 민간의 한옥도 점차 카페, 식당 등 여가와 관광에 특화되어 자연스럽게 보이고 드러내는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처럼요.
북촌 한옥마을 / 사진 월간한옥
최근 북촌의 많은 한옥들이 카페, 브랜드 쇼룸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로 인해 많은 한옥이 호텔이나 스테이 같은 숙박시설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표적인 한옥밀집지역은 북촌은 거주민의 불편이 늘어 그 속도는 점차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에어비앤비에서 '한옥'이 전통 가옥으로는 세계에서는 최초로 별도 카테고리로 분류되며 주목을 받기도 했죠.
종로구청 통계에 의하면 북촌 주민의 거주율은 2013년 대비 30%가량 감소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사업체 기초통계조사'에 따르면 한옥체험업의 업체 수는 21년 1,416개소로 조사되어 2009년에 비해 83배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한옥의 사용이 점차 거주보다는 관광에 그 목적이 맞춰지고 있는데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체험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한옥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전주 한옥마을 / 사진 월간한옥
한옥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는 한옥이 변해감에 따라 어떤 것은 계속 이어지며 발전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사라지는 것도 있는데요. 이어지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서울우수한옥의 평가위원 구성을 살펴보면 목공을 시작으로 와공, 창호공, 석공, 미장공, 도배공, 철물, 소목까지 9가지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선정 기준으로는 목구조, 지붕틀, 지붕형태, 하한식형기와, 입면비례 등이 중점적 항목입니다. 이는 디자인건축물 기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목구조'와 '지붕'이 한옥으로 인식되는 대표적인 요소로 평가한다는 것이죠.
이는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납니다. 건축공간연구원에서 발행하는 한옥통계백서를 살펴보면, 기와와 처마선 등으로 대표되는 한옥 지붕이 최초 조사 시점인 2013년 이후로 계속 상승하여 최근 조사인 2021년에는 설문 대상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목구조가 14%로 두 번째로 높지만, 차이가 큰 편이죠.
지붕으로 상징되는 외관과 목구조로 상징되는 내관이 한옥의 중심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이죠. 이는 지붕의 무게를 중심으로 목구조가 지탱하는 한옥 구법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건축물의 경관적 가치가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한옥의 장점으로 '외관이 멋지다'라는 답변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죠. 더불어 생활양식이 달라지고, 살림집으로서 한옥의 역할이 줄어들어 구들, 아궁이 같은 내부 시설이나 좌식 중심의 구성, 안방, 사랑방 등의 개념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안국 어니언 / 사진 월간한옥
살림집으로서 한옥의 모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앞선 조사에서 한옥의 단점으로는 '불편하다', '유지관리가 힘들다'라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는데요. 이런 한옥의 특성으로 거주하려는 이들이 점차 줄고 있지만 반대로 한옥의 유지관리에 대한 어려움이 해소된다면 한옥에서 거주하고 싶다는 의사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 한옥 상업 시설을 살펴보면 대표성을 갖는 목구조와 지붕을 제외한 요소들은 편리성과 세련된 미감을 위해 현대적으로 바뀐 것들이 많습니다. 추위와 방음을 보완하기 위한 샷시나 통유리창, 소파나 침대 같은 가구의 쓰임이 그렇죠. 그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현대 한옥의 일부입니다. 다만 한옥 유지관리의 편의성을 높여 오래도록 고쳐 쓰며 집과 정을 맺는 한옥의 매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옥 부자재 관련 산업과 유지관리 서비스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삼청동 데우스 카페 / 사진 월간한옥
월간한옥은 '상점한옥'이라는 기사를 통해 상업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한옥을 관찰해 왔습니다. 지난 월간한옥 34호 상점한옥으로 취재한 삼청동의 데우스카페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안드레아 카푸토가 한옥을 일부 개조해 바이크 컨셉의 브랜드 데우스의 카페 공간으로 만든 것입니다.
지붕과 목구조를 중심으로 변화한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벽체를 비롯한 실내 가구 등에 많은 변화를 주었는데요. 한옥과는 이질감이 들 수도 있는 철 소재와 은색 광택이 도는 보온재 등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등 전체적으로 현대적이고 차가운 질감의 재료들이 섞여 있습니다. 이를 두고 지난 뉴스레터를 통해 월간한옥 편집부가 모여 한옥의 변화와 상업적 활용에 대해 대담을 나눴는데요.
"마케팅의 요소로 한옥이 쓰이고 있다는 것은 인테리어 업자든 카페 사장이든 자금을 활용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관점이 있다는 건데, 나쁘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어쨌든 그런 심리, 미학이 산업적인 흐름에 있는 거예요. 그 방향에 따라가고 있는 거고, 어떻게 보면 지나간 것을 찾고 발견하는 것들이 그 흐름에 있는 거니까요. 그걸 소비할 수 있는 세대한테 답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어떤 디렉션이 있겠죠."
-이관직 편집장, 월간한옥 뉴스레터 #40 데우스 카페와 상점한옥-
인용한 것처럼 결과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변화로서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옥은 어느 때보다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 나가는 문화로서 주체의식을 갖고, 어떤 결론이나 결정보다도 한옥에 관심을 두고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중요할 것입니다.
월간한옥 n.34 살펴보기
나주 금성관 / 사진 월간한옥
최근 가장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는 한옥 시설은 숙박업소입니다. '한옥 스테이'로 불리는 개성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아직 서울에는 평가 기준에 따라 공식적으로 인증된 한옥 호텔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최초의 한옥 호텔은 2007년 경주 보문단지 내에 세워진 '라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라궁은 100여 명이 넘는 목수가 동원되며 이슈가 됐습니다. 서울에서도 그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요. 2010년 이부진이 호텔신라 사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추진했던 것이 바로 한옥 호텔사업이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12년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며 이부진 사장의 숙원사업으로 남아있었는데요. 올해 10월부터 공사 재개가 추진된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발목이 붙잡혀 다사다난했던 호텔신라의 한옥 호텔 사업, 그동안의 발자취를 살펴볼까요.
한옥호텔 조감도 / 사진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 한옥 호텔 사업을 추진하고자 했던 2010년 당시, 남산은 자연경관지구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숙박시설도 지을 수가 없었죠. 특혜 논란이 있었지만 끝내 서울시는 "자연경관지구 내 너비 25m 이상 도로변에 위치하는 지역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 관광숙박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성곽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면서 지하 4층~지상 4층인 기존 설계와는 다르게 지상 3층으로 높이가 규제됐기 때문이었죠. 결국 유네스코 등재는 무산되었지만, 도시계획위원회의 요구로 층수를 줄이고 도성과의 이격거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를 수정하고, 기둥 보를 만들 때 나무를 이용해 마감을 하는 등 한옥 기준을 운용하겠다는 적극적인 개진 끝에 결국 최종 가결됩니다.
2020년 중구청의 허가를 받아 착공에 나섰지만 문화재 조사 과정에서 유적이 발견되며, 부지는 정밀발굴에 들어가게 됩니다. 부지에서는 조선시대 양반가 주택 관련 유구와 유물이 다소 출토되었으며 무려 702점에 달했다고 합니다. 2021년 10월 발굴조사가 완료되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기약없는 공사 중단에 들어갔다.
그리고 2023년 5월, 호텔신라는 10월 중으로 한옥 호텔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답변서를 중구청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북촌 일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한옥 숙박시설이 생겨나고 있는 요즘, 호텔신라의 12년 숙원사업이자 서울 최초의 한옥 호텔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기대되지 않나요?
모유실감 헤리티지 라인 '단청' / 동영상 더블하트 유튜브 채널
월간한옥은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국적 정체성을 담아 내고 있으며, 2016년부터 37호에 걸쳐 발행해 오면서 한국의 많은 공간과 사람을 만나왔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월간한옥의 지면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보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요.
최근 더블하트의 '모유실감'에서 출시한 헤리티지라인인 [사랑해 '한글']과 [단청]을 통해 월간한옥의 이미지를 새로운 기회로 선보일 수 있게 되었으며, 수익 또한 논의를 통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 전달하게 되어 뿌듯한 마음입니다.
더블하트의 '모유실감'은 '국민 젖병'으로 불리며 20여년 간 양육자분들의 육아를 함께 해 온 브랜드인데요. 최근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담아 '헤리티지라인'을 출시했습니다. 한글과 단청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문자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서, 단청은 한국 전통 건축요소로서, 한국의 미의식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수유 시간은 아기와 양육자가 가장 밀접하게 사랑과 교감을 주고받는 시간으로서, 모두의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렇게 소중한 수유 시간에 아기와 양육자 모두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에 영감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모유실감 헤리티지 라인을 기획,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적 모티브를 발견하고, 이를 다채롭고 새롭게 경험하는 매거진"이라는 월간한옥의 방향성이 저희 모유실감의 지향점과 비슷하다고 느껴, 모유실감 헤리티지라인 [단청] 홍보에 월간한옥의 이미지 사용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더블하트-
월간한옥 편집부는 그동안 모아온 한국적 심상을 더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는 것에 늘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좋은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월간한옥으로 연락 바랍니다.
월간한옥에 제안하기
서울시가 오는 10월 25일까지 제8회 서울우수한옥 신청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우수한옥은 한옥의 보존과 건립을 장려하고 한옥을 활용한 서울 경관을 활성화하고자 16년부터 시작되어 8회를 맞이했습니다. 그간 서울 내에 총 89개소의 서울우수한옥을 선정했는데요. 서울 우수한옥으로 지정되면 인증서, 인증패 수여와 현판 제작, 사진집 제작 및 배포 그리고 정기점검 및 유지관리 지원 등의 혜택이 있죠. 특히 올해는 전통한옥뿐만 아니라 한옥건축양식과 한옥디자인을 활용한 일반건축물까지 대상이 확대되었으니 이전에는 아쉽게 신청하지 못했던 분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신청대상
- 한옥: 2003년 이후 건축, 대수선(수선), 리모델링 한 서울시 내 한옥 (*모든 한옥은 접수 가능하나 서울시 등록한옥의 경우 가점 부여)
- 한옥건축양식: 2013년 이후 건축, 대수선(수선), 리모델링한 서울시 내 건축물로서, 한옥(필수항목)+기타구조의 복합구조 건축물 (*필수항목: 한식목구조, 한식지붕틀, 한식지붕형태, 한식형기와, 입면비례)
- 한옥디자인 건축물: 한옥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현대 건축물로서 한옥의 요소(담장, 지붕, 입면 등)를 일반건축물에 조화롭게 적용한 건축물
- 공통사항: 용도제한은 없으나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등록문화재는 제외하며, 국가, 자치구, 교육청 등 공공기관에서 소유(관리)하고 있는 공공건축물은 포함한다.
접수 기간: 2023년 10월 25일 수요일까지
신청방법: 이메일(jys0789@seoul.go.kr), 우편 또는 방문 접수
*신청서 등 자세한 사항은 서울한옥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기타사항은 서울특별시 한옥정책과로 문의(02-2133-5575)
서울우수한옥소개(서울한옥포털)
발행인 Publisher
박경철 Kyoungcheol Park
뉴스레터 편집장 Editor in Chief
이경근 Gyunggeun Lee
기자 Editor
윤성빈 Sungbin Yoon
송윤하 Yoonha Song
신정민 Jungmin Shin
월간한옥 뉴스레터 56호
거주에서 체험으로, 변화하는 '한옥'
은평한옥마을 백세청풍 (2018년 서울우수한옥) / 사진 월간한옥
서울시에서 제8회 서울우수한옥 신청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공지에 따르면 "특히 올해는 전통 '한옥' 뿐만 아니라, 새로운 디자인 장려·발전을 위해 '한옥건축양식'과 '한옥디자인 건축물' 분야까지 확대 시행한다."고 합니다.
공공기관에서 주체하는 사업인 만큼 한옥에 대해 제안하는 기준점이 의미가 있는데요. 올해에는 보다 유연한 시각으로 한옥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한옥에도 기준이 되는 양식이 있지만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의미와 형태가 확장되며 새로운 모습이 생겨나죠. 그렇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그 기준점에 대해 논의하고 정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옥도 언제부턴가 살림집이 아닌 특별한 공간으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문화재, 고택을 시작으로 민간의 한옥도 점차 카페, 식당 등 여가와 관광에 특화되어 자연스럽게 보이고 드러내는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처럼요.
북촌 한옥마을 / 사진 월간한옥
최근 북촌의 많은 한옥들이 카페, 브랜드 쇼룸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로 인해 많은 한옥이 호텔이나 스테이 같은 숙박시설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표적인 한옥밀집지역은 북촌은 거주민의 불편이 늘어 그 속도는 점차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에어비앤비에서 '한옥'이 전통 가옥으로는 세계에서는 최초로 별도 카테고리로 분류되며 주목을 받기도 했죠.
종로구청 통계에 의하면 북촌 주민의 거주율은 2013년 대비 30%가량 감소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사업체 기초통계조사'에 따르면 한옥체험업의 업체 수는 21년 1,416개소로 조사되어 2009년에 비해 83배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한옥의 사용이 점차 거주보다는 관광에 그 목적이 맞춰지고 있는데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체험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한옥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전주 한옥마을 / 사진 월간한옥
한옥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는 한옥이 변해감에 따라 어떤 것은 계속 이어지며 발전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사라지는 것도 있는데요. 이어지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서울우수한옥의 평가위원 구성을 살펴보면 목공을 시작으로 와공, 창호공, 석공, 미장공, 도배공, 철물, 소목까지 9가지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선정 기준으로는 목구조, 지붕틀, 지붕형태, 하한식형기와, 입면비례 등이 중점적 항목입니다. 이는 디자인건축물 기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목구조'와 '지붕'이 한옥으로 인식되는 대표적인 요소로 평가한다는 것이죠.
이는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납니다. 건축공간연구원에서 발행하는 한옥통계백서를 살펴보면, 기와와 처마선 등으로 대표되는 한옥 지붕이 최초 조사 시점인 2013년 이후로 계속 상승하여 최근 조사인 2021년에는 설문 대상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목구조가 14%로 두 번째로 높지만, 차이가 큰 편이죠.
지붕으로 상징되는 외관과 목구조로 상징되는 내관이 한옥의 중심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이죠. 이는 지붕의 무게를 중심으로 목구조가 지탱하는 한옥 구법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건축물의 경관적 가치가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한옥의 장점으로 '외관이 멋지다'라는 답변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죠. 더불어 생활양식이 달라지고, 살림집으로서 한옥의 역할이 줄어들어 구들, 아궁이 같은 내부 시설이나 좌식 중심의 구성, 안방, 사랑방 등의 개념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안국 어니언 / 사진 월간한옥
살림집으로서 한옥의 모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앞선 조사에서 한옥의 단점으로는 '불편하다', '유지관리가 힘들다'라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는데요. 이런 한옥의 특성으로 거주하려는 이들이 점차 줄고 있지만 반대로 한옥의 유지관리에 대한 어려움이 해소된다면 한옥에서 거주하고 싶다는 의사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 한옥 상업 시설을 살펴보면 대표성을 갖는 목구조와 지붕을 제외한 요소들은 편리성과 세련된 미감을 위해 현대적으로 바뀐 것들이 많습니다. 추위와 방음을 보완하기 위한 샷시나 통유리창, 소파나 침대 같은 가구의 쓰임이 그렇죠. 그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현대 한옥의 일부입니다. 다만 한옥 유지관리의 편의성을 높여 오래도록 고쳐 쓰며 집과 정을 맺는 한옥의 매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옥 부자재 관련 산업과 유지관리 서비스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삼청동 데우스 카페 / 사진 월간한옥
월간한옥은 '상점한옥'이라는 기사를 통해 상업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한옥을 관찰해 왔습니다. 지난 월간한옥 34호 상점한옥으로 취재한 삼청동의 데우스카페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안드레아 카푸토가 한옥을 일부 개조해 바이크 컨셉의 브랜드 데우스의 카페 공간으로 만든 것입니다.
지붕과 목구조를 중심으로 변화한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벽체를 비롯한 실내 가구 등에 많은 변화를 주었는데요. 한옥과는 이질감이 들 수도 있는 철 소재와 은색 광택이 도는 보온재 등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등 전체적으로 현대적이고 차가운 질감의 재료들이 섞여 있습니다. 이를 두고 지난 뉴스레터를 통해 월간한옥 편집부가 모여 한옥의 변화와 상업적 활용에 대해 대담을 나눴는데요.
"마케팅의 요소로 한옥이 쓰이고 있다는 것은 인테리어 업자든 카페 사장이든 자금을 활용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관점이 있다는 건데, 나쁘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어쨌든 그런 심리, 미학이 산업적인 흐름에 있는 거예요. 그 방향에 따라가고 있는 거고, 어떻게 보면 지나간 것을 찾고 발견하는 것들이 그 흐름에 있는 거니까요. 그걸 소비할 수 있는 세대한테 답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어떤 디렉션이 있겠죠."
-이관직 편집장, 월간한옥 뉴스레터 #40 데우스 카페와 상점한옥-
인용한 것처럼 결과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변화로서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옥은 어느 때보다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 나가는 문화로서 주체의식을 갖고, 어떤 결론이나 결정보다도 한옥에 관심을 두고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중요할 것입니다.
월간한옥 n.34 살펴보기
나주 금성관 / 사진 월간한옥
최근 가장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는 한옥 시설은 숙박업소입니다. '한옥 스테이'로 불리는 개성 있는 공간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아직 서울에는 평가 기준에 따라 공식적으로 인증된 한옥 호텔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최초의 한옥 호텔은 2007년 경주 보문단지 내에 세워진 '라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라궁은 100여 명이 넘는 목수가 동원되며 이슈가 됐습니다. 서울에서도 그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요. 2010년 이부진이 호텔신라 사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추진했던 것이 바로 한옥 호텔사업이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12년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며 이부진 사장의 숙원사업으로 남아있었는데요. 올해 10월부터 공사 재개가 추진된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발목이 붙잡혀 다사다난했던 호텔신라의 한옥 호텔 사업, 그동안의 발자취를 살펴볼까요.
한옥호텔 조감도 / 사진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 한옥 호텔 사업을 추진하고자 했던 2010년 당시, 남산은 자연경관지구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숙박시설도 지을 수가 없었죠. 특혜 논란이 있었지만 끝내 서울시는 "자연경관지구 내 너비 25m 이상 도로변에 위치하는 지역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 관광숙박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성곽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면서 지하 4층~지상 4층인 기존 설계와는 다르게 지상 3층으로 높이가 규제됐기 때문이었죠. 결국 유네스코 등재는 무산되었지만, 도시계획위원회의 요구로 층수를 줄이고 도성과의 이격거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를 수정하고, 기둥 보를 만들 때 나무를 이용해 마감을 하는 등 한옥 기준을 운용하겠다는 적극적인 개진 끝에 결국 최종 가결됩니다.
2020년 중구청의 허가를 받아 착공에 나섰지만 문화재 조사 과정에서 유적이 발견되며, 부지는 정밀발굴에 들어가게 됩니다. 부지에서는 조선시대 양반가 주택 관련 유구와 유물이 다소 출토되었으며 무려 702점에 달했다고 합니다. 2021년 10월 발굴조사가 완료되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기약없는 공사 중단에 들어갔다.
그리고 2023년 5월, 호텔신라는 10월 중으로 한옥 호텔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답변서를 중구청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북촌 일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한옥 숙박시설이 생겨나고 있는 요즘, 호텔신라의 12년 숙원사업이자 서울 최초의 한옥 호텔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기대되지 않나요?
모유실감 헤리티지 라인 '단청' / 동영상 더블하트 유튜브 채널
월간한옥은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국적 정체성을 담아 내고 있으며, 2016년부터 37호에 걸쳐 발행해 오면서 한국의 많은 공간과 사람을 만나왔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월간한옥의 지면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보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요.
최근 더블하트의 '모유실감'에서 출시한 헤리티지라인인 [사랑해 '한글']과 [단청]을 통해 월간한옥의 이미지를 새로운 기회로 선보일 수 있게 되었으며, 수익 또한 논의를 통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 전달하게 되어 뿌듯한 마음입니다.
더블하트의 '모유실감'은 '국민 젖병'으로 불리며 20여년 간 양육자분들의 육아를 함께 해 온 브랜드인데요. 최근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담아 '헤리티지라인'을 출시했습니다. 한글과 단청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문자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서, 단청은 한국 전통 건축요소로서, 한국의 미의식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수유 시간은 아기와 양육자가 가장 밀접하게 사랑과 교감을 주고받는 시간으로서, 모두의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렇게 소중한 수유 시간에 아기와 양육자 모두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에 영감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모유실감 헤리티지 라인을 기획,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적 모티브를 발견하고, 이를 다채롭고 새롭게 경험하는 매거진"이라는 월간한옥의 방향성이 저희 모유실감의 지향점과 비슷하다고 느껴, 모유실감 헤리티지라인 [단청] 홍보에 월간한옥의 이미지 사용을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더블하트-
월간한옥 편집부는 그동안 모아온 한국적 심상을 더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는 것에 늘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좋은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월간한옥으로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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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오는 10월 25일까지 제8회 서울우수한옥 신청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우수한옥은 한옥의 보존과 건립을 장려하고 한옥을 활용한 서울 경관을 활성화하고자 16년부터 시작되어 8회를 맞이했습니다. 그간 서울 내에 총 89개소의 서울우수한옥을 선정했는데요. 서울 우수한옥으로 지정되면 인증서, 인증패 수여와 현판 제작, 사진집 제작 및 배포 그리고 정기점검 및 유지관리 지원 등의 혜택이 있죠. 특히 올해는 전통한옥뿐만 아니라 한옥건축양식과 한옥디자인을 활용한 일반건축물까지 대상이 확대되었으니 이전에는 아쉽게 신청하지 못했던 분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신청대상
접수 기간: 2023년 10월 25일 수요일까지
신청방법: 이메일(jys0789@seoul.go.kr), 우편 또는 방문 접수
*신청서 등 자세한 사항은 서울한옥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기타사항은 서울특별시 한옥정책과로 문의(02-2133-5575)
서울우수한옥소개(서울한옥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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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Kyoungcheo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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