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한복 레터 #5] 한복, 산업에서 예술 그리고 패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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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한복 뉴스레터 #5

  • 톺아보기 - 국내 유일 한복 박람회, '한복상점' 개최
  • 인터뷰 - <춤의 날개, 한복> 예술감독 서영희 인터뷰
  • 한복과 패션 - 한복의 아름다움, 힙스터의 도시 베를린에서 만나다
  • 한복 이야기 - 승무를 통해 본 무대와 무용복의 조형성


🔎 톺아보기

국내 유일 한복 박람회, '한복상점' 개최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삼성동 코엑스 D hall에서 '2023 한복상점'이 개최되었습니다. 한복상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행사로 국내 유일 한복 박람회입니다. 작년에는 같은 기간 '서울 팝콘' 박람회와 기간이 겹치며 한복을 입고 박람회를 방문한 이들과 코스튬 문화를 즐기는 이들이 한 곳에 섞여 마치 이세계에 온 것 같은 재미있는 풍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올해에는 친숙한 우리 문화인 한복이 어떤 새로움과 마주하게 되었을까요?


전통문화 분야의 특성상 관련된 박람회나 행사는 주로 국가 기관에서 주도하며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는데요. 기관과 민간산업, 소비자가 같은 주제를 두고 한 자리에 모였던만큼 독자분들도 함께 참여하고 즐겼길바라며 오늘 뉴스레터를 시작합니다.


산업과 문화, 그 균형을 잡아주는 기획전시 <춤의 날개, 한복>

이애주, 승무 국가무형문화재 / ⓒ국립무형유산원

한복상점은 108개의 한복 브랜드 판매관과, 한복디자인프로젝트, 한복 개발과 소재연구, 한복근무복 등 기관 사업 홍보관, 그리고 이벤트 체험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획전시는 한복의 양식과 역사, 그리고 미감을 고루 담아 표현하는 것으로 산업과 문화로 이루어진 박람회 중간에서 균형을 잡아주며 관람객에게도 큰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요소 중 하나인데요.


2023 한복상점 기획전시는 <춤의 날개, 한복>으로 패션, 아트, 전통의 접점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서영희 디렉터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승무를 포함한 아홉 가지 무용과,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적으로 더하여 풀어낸 복식을 선보입니다. 더불어 주제가 되는 '춤'에 걸맞게 자진모리와 현대적 거문고 사운드가 어우러진 영상을 함께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동작이 완성된 무용수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옷입니다. 몸을 움직이는 데 불편하지 않을 가능성과 작은 몸짓 하나도 더 인상적으로 보이게 해줄 상징성, 무용수를 더욱 아름답게 보여줄 장식성이 더해진 옷이 바로 우리의 한복입니다."


-예술감독 서영희, <춤의 날개, 한복> 전시 소개 중에서-



📄✏️한국적인 것을 고민하는 이들의 이야기

서영희 디렉터 인터뷰


우리를 둘러싼 것이 모두 변하듯 우리의 의식주 역시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그 변화 속에서 우리가 가진 것과 지켜야 할 것, 또 놓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월간한복에서는 변하는 것들 사이 변하지 않는 것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에게 그 해답을 묻고 함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고자 한복과 관련된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이번 호는 2023 한복상점 기획전시의 예술감독을 맡은 서영희 디렉터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한복상점 기획전시 <춤의 날개, 한복>를 중심으로 '춤'이라는 문화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한국적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영국 V&A 뮤지엄, <What Is Hallyu?(한류란 무엇인가?)>, 사진 V&A 뮤지엄

예술감독 서영희


이번 전시는 영국V&A에서 열렸던 한류전시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세 번에 걸쳐 관람하게 됐는데, 전시장에 들어서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연출한 조형물이 가장 먼저 보였습니다. 그때를 계기로 우리 문화의 음악과 춤이 세계에 어필하는 이유는 무얼까 생각하게 됐고, 자연스레 우리가 가진 흥에 대해 고민하게 됐죠.


우리에게는 마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민속춤도 있고 궁중에서 진연에 보이는 궁중무, 죽은 자를 위로 하는 제의무언제나 춤과 가락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러운 흥이 몸에 배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관심이 전통 무용복으로 흐르면서 기획전시의 테마가 되었습니다. 전통무용복으로 테마를 잡고 보니 무대공연을 위한 특수 의상이지만 문헌자료와 춤의 내력에 따라 옷도 달라지고 색상도 달라진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지키고 더욱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한복 디자이너분들을 마주하면서 이분들의 의상이 주인공이 되는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채상모(소고), 부포상모(꽹과리), 2023한복상점 기획전시

상모(전모, 채상모),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인 황해도 봉산군 봉산탈춤은 춤사위가 활발합니다. 2018 멜론뮤직어워드(MMA)에서 BTS가 봉산탈춤을 응용한 공연을 선보여 더욱 유명해졌죠. 총 27개의 탈이 사용되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적인 사자·소무·노승·말뚝이·양반탈이 보여집니다. 소무는 아름다운 노승을 파계시키고 취발이 함께 아이를 낳을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의미에서 가장 화려한 원삼을 입었고 손에는 아이인형을 들고 있는데 그 모양새가 해악적입니다. 정자관으로 대변되는 양반이나 큰 방울을 무릎에 두른 말뚝이의 소품도 각자의 역할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풍물놀이는 상모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왼쪽부터 소고를 들고 채상모를 썼고, 요란한 꽹과리에 부포상모를 그리고 열두발 상모, 장구에는 나부상모를 썼습니다. 최근에 우리 전통갓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모자의 나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집안에서 쓰는 모자와 외출용 모자가 다르고 디자인도 다양해서 응용의 범위가 넓습니다. 사물놀이에 쓰이는 상모는 기능이 다양하고 형태와 색감이 뛰어 납니다. 요즘은 모자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많은데요. 보다 창의적인 모자 디자인을 원한다면 우리 전통 무용의 모자를 눈여겨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구음검무, 진주검무, 2023한복상점 기획전시


검무는 궁중무용으로 시작해서 지방으로 전파되면서 다양한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진주검무가 대표적인데요. 푸른 치마에 푸른 쾌자를 입고 춤을 춥니다. 반면에 진주검무는 김수악의 구음에 맞춰 혼자서도 출 수 있는 검무인데요. 다양한 색과 문양이 특징이죠. 이번 전시에는 두 작품을 함께 보여 줌으로써 다양한 검무의상을 볼 수 있고 돈모를 압축하여 만든 전모와 전모를 장식한 깃털 등 화려한 장식을 볼 수 있습니다.


승무는 크게 한영숙류와 이매방류로 나뉘고 복장도 다릅니다. 이번 전시는 이매방류 승무가 기준으로, 비취색 치마저고리에 홍색가사의 컬러대비가 매우 현대적입니다. 팔을 저어 뿌리는 듯한 뿌림 사위가 많아 소매를 길게 하여 날림의 여운을 준 것도 승무복의 매력입니다.


한량무는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선비가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추는 춤으로 일반 도포에 비해 소매폭을 넓게 하여 팔의 움직임에 여유를 준 것이 특징입니다. 갓끈에도 계절의 멋을 더해 대나무를 사용했고, 박쥐문양을 넣은 정교한 부채는 그 시대 선비의 애장품이며 선추는 지금의 핸드폰 장식처럼 그 사람의 개성을 돋보이게 합니다.

학 연화대 합설무, 국립국악원


학 연화대 합설무에서 학의 의상을 전시하게 된 것에는 제 개인적인 경험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다 보니 자연스럽게 민화와 한국화에도 관심을 두게 되었는데, 그림을 보면 마당에 학이 놀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상상이겠지만 학을 대하는 마음이 느껴져 궁금한 마음에 학춤에 대해 알아보게 됐습니다. 동물을 형상화한 대표적인 춤으로 그 선과 움직임이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료를 찾아 보니 대나무로 틀을 만들고, 모시나 삼베를 오려 깃털을 만들었다고 되어있는데 현대에 오면서 인조털로 대체되어 더욱 학의 모습과 비슷해진 것 같습니다. 전통무용공연에는 많은 소품이 필요한데 이런 소품을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 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봄날 꾀꼬리가 지저귄다.' 는 의미가 있는 춘앵무는 순원황후 탄신 40 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궁중무용으로 길이 6자의 화문석 위에서 추는 독무이며 효명세자가 창사를 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고종시대 복식을 참고로 하여 꾀꼬리를 상징하는 황초삼을 중심으로, 붉은 비단치마에는 현대적으로 해석한 화려한 문양을 금박으로 장식하고, 봄의 기운을 상징하는 초록 하피에는 금사로 손수를 놓았습니다.


지전무는 진도 씻김굿에서 유래했습니다. 죽은 이의 삶과 인연을 지전에 실어 버림으로써 모든 업을 없애고 극락 왕생을 바라는 마음을 담은 춤이죠. 한지를 동전무늬로 오려 여러 가닥을 길게 묶은 종이발이 지전, 즉 돈전입니다. 동전 모양을 만들기 위해 하나하나 가위로 오려 정성이 많이 들어간 소품이죠. 이서윤 디자이너는 극락세계 갈 때 구름과 학을 타고 편히 가라는 의미의 금사흉배를 넣었고 넓은 배례 폭으로 여유 있는 신선세계를 의미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한지로 접은 고깔의 끝모양도 예사롭지 않아 눈길을 끌 겁니다. 전시장에서는 작은 상여모형인 반야용선도 같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이서윤 디자이너를 비롯해 도움을 주신 신근철님, 이효수님, 정민근님, 백선희님, 박귀섭님 그리고 그 외 많은 분께 감사에 말을 전합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 사진 김철성

서영희 감독님과의 이야기에서 전시에 사용된 의상과 소품, 그리고 그것들이 있기까지 쌓여 온 우리의 문화와 함께 해준 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이번 전시가 탄생하게 된 출발점에 있었던 케이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고 또 자랑스러워 하는 현상입니다. 덕분에 한국의 전통 문화 또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어쩌면 케이팝 열풍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많은 젊은 아티스트가 탄생하기까지 예부터 이어진 한국의 흥과 가락은 계속해서 이어져 왔는지도 모릅니다.


이번 한복상점 기획전시 <춤의 날개, 한복>을 통해 한류의 중심이 된 케이팝을 미래에 기록될 우리 문화의 역사이자 한 획으로 기억하고 고찰하며, 흥과 가락이라는 한국의 빛나는 정체성을 발견하고 애정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류, 한복을 타고 베를린에 흐르다

베를린 패션 위크, 사진 MBFW(Mercedes-Benz Fashion Week)

지난 7월 10일부터 13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패션 위크가 진행됐습니다. 베를린 패션위크는 파리, 런던, 밀라노, 뉴욕과 더불어 세계 5대 패션 위크로 알려져 있으며 패션위크 외에도 BBB(Bread & Butter Berlin) 등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은 유망한 디자이너와 신흥 브랜드, 패션 문화를 지속적으로 홍보하며 독일 및 해외 패션계에서 단연 주목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를 거치며 기존 패션 위크가 2020년 프랑크푸르트로 이전이 논의되면서 베를린 패션위크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주관하는 베를린 패션위크는 베를린시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2021년 디지털 패션쇼를 선보이며 새로운 시작을 알린 이후 올해에는 'Neo Fashion'을 통해 우크라이나 대학의 졸업생들이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Platte Berlin에서 BIPOC와 LGBTQ+ 커뮤니티를 초대하여 인종과 성별을 넘어 패션으로 화합하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 장르 중 유행과 변화에 가장 민첩하게 반응하는 패션계인 만큼 매해 패션위크에서는 다양한 시도와 아이디어를 볼 수 있으며, 현재 베를린은 세계에서 가장 힙한 도시로 문화를 선도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022 Hanbok Wave fashion event, V&A Museum

그리고 2024년, 베를린 패션위크에서 우리 전통복식인 한복을 소개하는 베릴린 한복 패션쇼가 개최되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류의 흐름에 또 어떤 분위기와 문화의 줄기를 만들어 가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실제로 한류의 영향으로 유럽 국가들 사이에 한복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앞선 인터뷰를 통해 언급이 됐던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 앨버트 뮤지엄(V&A)에서 진행된 <한류! 코리안 웨이브(Hallyu! The Korean Wave)>에서도 세계적인 한인 디자이너들이 전통 한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의상을 선보였으며 블랙핑크, 에이티즈 등 유명 K팝 아티스트가 착용한 한복 무대의상도 함께 소개되었습니다. 또한 같은 해 9월 파리 패션 위크에서도 한복 패션쇼가 열렸으며 이에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는 "이것은 한복이 아닌 세계의 옷이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디자이너"라는 호평을 남겼습니다.

『베를린 한복 패션쇼(Berlin Hanbok Fashion Show)』는 한국문화유산산업진흥원이 주최하여 베를린 자유대학교 단독 런웨이에서 진행할 예정이며 2023 한복 어워드 대상 수상자가 런웨이에 서게 된다고 합니다. 베를린 한복 패션쇼는 한복 디자이너와 업계 종사자들에게 독일의 패션 산업 기업들과의 비즈니스 네트워킹 및 협력 기회를 넓히는 동시에, 유럽 내 다른 국가들에서도 한복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촉진하여 국제 시장 진출 기회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로 인해 독일을 비롯한 전 세계에 한국의 전통 의상과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인지를 높일 수 있는 문화 교류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며, 한국 문화와 산업의 홍보 및 국제 교류를 증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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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복 이야기

대표적인 살풀이춤, 승무

이매방, 승무 국가무형문화재 / ⓒ 국립무형유산원

춤이란 인간의 감정을 동작과 표정 등으로 음률에 맞춰 표현하는 것입니다. 청각적 요소도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몸의 움직임이 중요하죠. 그리고 몸의 움직임은 착용하고 있는 의상의 색상과 형태를 거쳐 보여집니다. 하여 각 무용에 맞는 복장은 그것이 갖고 있는 목적과 양식을 반영하며 다양한 색과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전통 무용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적인 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의 하나가 바로 승무입니다. 승무는 현재 한영숙류와 이매방류로 대표되고 있으며 한영숙류 승무복은 시대에 따른 변화가 많지 않은 반면에 이매방류 승무복식은 시대가 지나면서 춤을 추는 공간인 무대의 변화에 맞춰 조형적 형태도 함께 변화했죠.

김홍도, 춤추는 아이, 단원풍속도첩 / ⓒ 국립중앙박물관

우선 승무는 살풀이춤으로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승무의 구성 요소인 음악, 법고, 복식 등을 볼 때 불교의 형식적인 면과 비슷하여 '불교 의식무 기원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지정된 이매방류 승무의 시조는 전남 옥과 출신의 신방초로 전승 계보자는 대부분 일제 강점기 기셍들의 조합인 권번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왔죠.


하지만 이외에도 김홍도의 풍속화첩 '무동'의 소년과 김준근의 '기산풍속화첩' 중에서 '수륙재' 그림에도 승무로 추정되는 승려의 모습이 나타나며 이때 고깔을 쓴 여승이 목탁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으로 보아 불교 의식무와의 관련성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유교, 불교, 도교가 공존했던 조선 후기 불교문화에서 다양한 기층문화가 형성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무복의 조형성 또한 다르게 발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승무, 이매방, 1993년 연강홀 / ⓒ 김은희우리춤움직임원리연구회


승무복식은 크게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됩니다. 장삼, 바지저고리(치마저고리), 고깔, 홍띠가 있으며 소품으로는 북채와 장삼채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장삼의 긴 소매가 승무의 뿌리고 채는 동작을 가장 잘 표현하도록 해주는 요소로 가장 중요하죠. 이매방류 승무는 마당과 같은 작은 공간에서 추는 것으로 원형 지향적인 사방 춤이 특징이다. 이는 작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춤사위를 풀 수 있는 형태입니다.


이후 무대가 발전하며 관객과의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장삼의 길이 폭은 넓어졌으며 소맷자락 또한 길어졌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속이 비쳐 보이는 검정 장삼을 주로 착용하면서 금수 장식을 더하는 등 점점 화려하게 변해갔죠. 검장 장삼의 소재 또한 초기에는 잘 비치지 않는 두께감 있는 소재였으나 점차 얇은 소재로 안의 저고리와 바지색이 비춰 보이는 형태로 변해갔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는 무대가 야외이거나 조명이 비치치 않는 실내에서 깨끗하고 밝은 이미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삼의 소매 또한 직선재단에서 사선재단, 그리고 절개선이 생겨나며 더욱 입체적인 표현이 가능하도록 변해갔습니다. 또한 겨드랑이 부분에 옥색 노리개 장식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는 소맷자락의 무게중심을 잡아줌으로써 소맷자락이 휘감기지 않고 펼쳐지도록 해주는 기능을 합니다.


승무도 과거의 신앙적인 기능에서 벗어나 하나의 무용으로 자리 잡으며 무대와 공연의 특성에 맞게 변화해 왔습니다. 한복상점의 전시와 유럽의 도시에서 펼쳐질 패션쇼에서는 또 어떤 한복의 변화를 발견할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한복의 정체성은 무엇일까요. 한복 짓는 이들의 이야기, 함께 참여해주세요!


"어디까지가 전통인가?"


한복, 한옥, 공예 모든 분야에 걸쳐 가장 화두가 되는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다운 것은 계속해서 변해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근대에 일제강점기라는 역사, 문화적 단절의 시기를 겪으며 전통이라는 것을 그 이전의 것으로 정의하는 경향이 존재합니다. 하여 그것이 현대적으로 변화하는 것에 있어 여러 의견이 오가며 대립이 발생하기도 하죠.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월간한복 레터로 다양한 한복 제작자들이 생각하는 한복이 무엇인지 듣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합니다.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서로의 가치관과 의견을 존중하며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대를 넓혀, 적어도 어떤 범위로 규정될 수 있는 동시대의 한복에 대해 알아가고자 합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한복에 대한 궁금증이나 이야기를 듣고 싶은 한복 디자이너, 브랜드를 알려주세요.

다음 뉴스레터부터 한복을 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어 보내드립니다. 이후 월간한복 레터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복 이야기에 함께 참여해주세요!



발행인 Publisher

박경철 Kyoungcheol Park


뉴스레터 편집장 Editor in Chief

이경근 Gyunggeun Lee


기자 Editor

권혜리 Hyeri Kwon

송윤하 Yoonha Song

신정민 Jungmin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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