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는 어떤 물건들이 있을까? 오랜 시간 사람은 의-식-주를 기반으로 생존이라는 목적으로 삶의 공간을 꾸며왔다. 한 지붕 아래 여러 가족이 살던 시대는 어느덧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둘러싸인 콘크리트 숲을 떠나,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따위 이제는 놓아 살라 말한다. <청록집> 박목월이 읊은 ‘산이 날 에워싸고’는 나를 바라보며 넋두리 읊조리듯 아스팔트와 아파트 숲속의 지금을 애닳게 조소한다.
한국인들의 미는 전통기법에 대한 존경심으로 느껴지며 선조들에 대한 오랜 역사적 유산이자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동시에 현대 사회에 대한 고민과 고뇌에 반응할 줄 알고 그것을 본인들의 창작세계에 담고 있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혜곡 최순우선생님이 사셨던 옛집으로 재개발로 인해 사라질 뻔한 문화유산을 2002년 자발적인 시민들의 후원과 기증으로 보존한 우리나라 최초의 내셔널 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 1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