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오페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뉴욕 구겐하임까지 이어진 인연

<식(食)차림>

겨울 채비하는 '김장'


글 : 박경철

사진 : 김철성



연푸른 배춧잎과 파란색 가을 하늘이 대비되는 빨갛게 말린 고추의 연상은 늦가을 김장으로 분주한 겨우살이 준비에서 풍기는 익숙한 색감이다.


초겨울이 되면 친인척이 모이거나 몇몇 이웃이 모여 김장을 담그며 한 해를 마감하는 행사처럼 치러졌다. 물론 이제는 많지 않은 가족 인원에 사 먹거나 다른 집에서 받기도 한다. 그래도 그 누군가를 대신한 모임에서는 김장을 담그고 이웃과 나누는 모습은 아직 익숙한 늦가을 풍경이다.


빨갛게 말린 고춧가루에 버무려진 양념은 지역마다 다르고 집집마다 다르게 만들어진다. 또 젓갈의 종류와 그 김장 배추의 속은 각각의 기호와 지역적 특징에 따라서 만들어지니 사실 통일성 있는 김치를 정의한다는 것도 꼭 맞는 것 같지는 않다. 외국에 살며 우리네끼리 말할 때 “한국인은 세상의 모든 풀을 김치로 만들어 먹는다”라며 농담조로 그 어느 곳에서도 김치를 담그며 살아가는 모습을 빗댄 농조 같다.

가장 한국적인 식재료 중 하나인 배추와 고추 그리고 그것에 첨가되는 갖가지의 재료는 식탁의 밑바탕을 이루는 기본이 된다. 익숙하지만 그 하나하나의 빛과 형상이 우리를 가장 자연스럽게 나타내는 색감이고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