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를 통해 본 전통가옥 / 향원정>

화려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침전의 후원


글 : 강혜정

사진 : 서헌강, 김기용



경복궁 북쪽 영역에 있는 향원정은 보물 제1761호로 경복궁 중건 시기인 고종 4년(1867)부터 고종 10년(1873)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건청궁과 함화당, 집경당 사이에 만들어진 연못 향원지의 중앙의 섬에 위치하고 있는 동시에 경복궁의 중심축에 위치하고

있다. 향원정은 고종이 건청궁을 지을 때 연못을 파고 조성한 정자로 왕과 왕족들의 휴식처로 사용되었다. 방형으로 된 연지 내에 원형의 섬을 조성하여 향원정을 지었는데, 이는 방형의 연못은 땅이고 원형의 섬은 하늘을 의미하는 것으로 음양오행사상을 따른 것이다. 향원정은 육각형의 중층건물로 육각형의 초석, 육각형의 평면, 육모지붕 등 육각형의 형태로 지어졌으며 그 안의 구성요소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적당한 비례감을 가지고 있다. 창호는 1층과 2층 모두 육각평면에 따라 6칸 모두 설치되어 있다. 각 칸은 사분합문으로 구성되어있고 창살은 모두 똑같은 완자살이다. 사분합문은 여닫이문으로 내부에서 외부로 열고 접어서 들어올려 들쇠에 달 수 있다.


각 칸의 창호는 창살과 궁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창살은 모두 같은 완자살로 모든 창호가 똑같아 보이지만 남측과 북측에 설치된 창호는 사람이 출입하는 용도로 사용되어 동측과 서측의 창호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남측과 북측의 창호는 네 짝의 창호 중에 가운데 두 짝은 밑에 궁판이 두 개로 이루어져 있고, 양쪽 끝 두 짝은 궁판이 한 개로 이루어져 있어 창호의 높이가 다르게 나타나고 머름중방이 설치되어 있다. 동측과 서측에 설치된 창호는 같은 높이의 창호로 구성되어 있으며 남측과 북측의 창호와 같이 머름중방이 설치되어 있다. 창호 하부의 궁판에는 각각 초화문이 단청되어 있다.


완자살은 가로살과 세로살을 서로 교차시켜 창살을 구성하고, 세로살과 가로살이 만나는 끝부분의 모서리가 직각으로 구성되어 나타나기도 하는 창호다. 이와 같이 향원정의 창살은 완자살인데 자세히 보면 숫대살의 모습도 조금 나타난다. 완자살이지만 살의 구성이 특이한 완자살로 보이며 창살이 많이 사용된 창호의 모습을 하고 있고 다른 완자살 창호에 비해 복잡하고 화려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창살의 촉은 가로로 긴 살의 관통되는 촉과 중간 길이의 촉 그리고 보통 창살에 사용하는 짧은 촉 이렇게 3가지의 촉을 사용하였다. 창호의 울거미는 연귀맞춤으로 쌍장부로 되어있다.

창호 내부에는 갑창이 설치되어 있는데 갑창은 용자살로 양면에 창호지를 발라 설치되었다. 그리고 향원정 내부에는 일제강점기에 향원정을 보수하면서 건물의 뒤틀림을 잡기 위해 내부에 덧기둥을 붙이고 가새로 처리하여 창호 안쪽으로 가새가 있다. 비록 건물의 뒤틀림을 잡기 위한 것이었지만 내부에서 바라본 창호는 가새 사이로 창살의 그림자와 함께 새어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전통건축에서 느낄 수 없는 시각적인 효과로 독특한 경험을 준다.


향원정에 사용된 창호철물은 문고리, 자물통, 돌쩌귀, 삼배목, 비녀장, 들쇠가 있다. 문고리는 국화정와 함께 설치되었고 장식용으로도 국화정이 비교적 많이 사용되었다. 사분합문의 들어열개 사용을 위해 삼배목과 들쇠가 설치되어 있으며 들쇠는 사각형의 철물로 가로로 긴 나무를 껴서 그 위에 창호를 올리는 방식이다.


향원정으로 출입할 수 있는 취향교는 나무로 만들어진 목교로 원래는 북쪽에 설치되어 있었는데 1953년에 복구를 하면서 남쪽으로 자리를 옮겨 조성되었으나 이번 복원 공사시에 본래 위치인  북쪽으로 옮겨 복원되었다. 이로 인해 향원정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취향교가 보이지 않는데 이것이 전에 모습과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취향교는 일자형의 목교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고증자료를 통해 아치형의 목교로 복원이 되었다.

향원정은 최근 3년간의 복원 공사를 통해 2021년 11월에 공개된 곳이다. 고종이 휴식처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은 건물로 북쪽 후원 영역에 위치하고 있다. 육각 형태를 가진 구성요소와 화려한 창살의 구성으로 외부에서는 화려하고 미려하다는 느낌을 받지만 향원정의 내부에서는 아늑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으며 사분합문을 열고 들어올려 들쇠에 걸쳐 놓으면 사방이 열린 경관을 바라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풍파 속에서 여러 번의 복원을 거쳐 살아남은 향원정은 화려한 외모와 그 안에 조화로운 형태로 향원지 중심에 그리고 경복궁의 중심에 서있다.